ADVERTISEMENT

“일왕, 8일 영상 메시지로 퇴위 의향 직접 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기사 이미지

아키히토

지난달 13일 NHK 보도로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이 공개된 아키히토(明仁·82) 일왕이 오는 8일 직접 의향을 밝힐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3일 일제히 보도했다. 일왕의 의향은 사전에 수록된 비디오 메시지 형태로 발표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5일 후에도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일 언론 “영어로 번역 해외 발신도”

요미우리 신문은 일왕의 메시지는 “상징 천황제를 둘러싼 생각과 퇴위를 둘러싼 보도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이며, 영어로도 번역돼 (왕실을 관장하는) 궁내청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로 발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일왕이 메시지를 통해 “나이가 들면서 활동을 만족스럽게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생각 등을 솔직하게 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왕의 비디오 메시지는 생전 퇴위 의향이 전해지면서 그 이유 등에 여러 얘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궁내청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일왕이 직접 본인의 마음을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어 이 문제가 국민들 사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 아래 방법 등을 검토해왔다. 일왕은 헌법상 정치적 발언이 금지돼 있는 만큼 퇴위 의향을 둘러싼 표현에 대해선 신중하게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일왕은 헌법 4조에 정치적인 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일왕이 퇴위 의향을 표명하면 왕실 제도의 기본법인 왕실 전범(典範)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의 왕실 전범은 일왕 사후 왕위계승 순위에 따라 차기 일왕이 즉위하도록 돼 있지만 생전 퇴위에 관한 규정은 없다. 그런 만큼 일왕이 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나루히토(德仁·56) 왕세자에게 물려주려면 국민적 논의를 거쳐 전범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문제는 현재 내각에 설치돼 있는 왕실전범 개정 준비실을 중심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