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상 이어 문부상도 강경 우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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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자민당 총재 임기를 연장할 것이란 일각의 전망을 부인했다. 그의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이날 단행한 개각에 따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아베는 “임기가 2년이나 남았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임기 연장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개각과 함께 단행된 자민당 당직 개편에서 아베의 장기 집권을 지지해 온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이 간사장(사무총장격)에 발탁되자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베, 장기집권 지지자를 당 요직에
“총리 임기 연장은 전혀 생각 안 해”

아베 총리는 이날 개각에서 방위상 외에 문부과학상에도 강경 우파 정치인을 기용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해온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전 문부과학성 부(副)대신이다.

중의원 6선인 마쓰노는 2012년 미국 뉴저지주 지역 신문 ‘스타레저’에 당시 아베 자민당 총재,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정조회장 등과 더불어 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의견 광고를 냈다. 그는 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반성하고 사죄한 무라야마(村山)담화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그런 만큼 앞으로 교과서 검정 등에서 그의 이런 역사 인식이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는 태평양 전쟁의 일본인 전범들을 처벌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검증을 요구해온 이나다를 방위상에 임명했다.

아베는 전체 19명 각료 가운데 마쓰노와 이나다를 포함해 10명을 새로 기용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핵심 각료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유임시켜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핵심 측근을 전면에 배치한 것도 주목된다. 후임 총리 후보의 한 명으로 꼽히는 이나다를 방위상에, 총리의 핵심 보좌역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전 관방부장관을 경제산업상에 발탁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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