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다가 마지막 협상을 깼다|대통령직 이어받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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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마르코스」가 필리핀을 떠난 직후 미행정부 고위관리는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와의 대화를 1문1답으로 간추려 소개한다.
▲관리=「마르코스」퇴진을 몰고온 행동은 필리핀인들에게서 나왔다. 필리핀은 미국식민지가 아니다. 우리가 필리핀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할 수 없다. 미국은 필리핀 내정의 문제들이 여러해 동안 누적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 문제들은 「아키노」의 암살로 더욱 악화되었다.
미국은 일관되게 그 상처를 치유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왔다. 외화도피 등의 문제로 인한 경제의 구조적 개혁필요성, 반란군에 대한 작전, 국민의 신임을 잃어가는 정부기관에 신임을 회복하는 문제 등을 일관되게 해결하려 유도해 왔다.
미국은 「마르코스」를 밀어내지 않았다. 지난 며칠동안 교회·중산층, 일부군대가 선거결과에 대해 도전을 시작했다.
시위군중들이 군의 장갑차와 탱크 앞에 늘어서서 도전했다. 그런 상황이 「마르코스」를 밀어낸 것이다. 미국은 그런 사실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인식시키는데 도움을 줬을지 모르겠다.
「코라손」이 국민의 위임을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미국은 새 정부를 승인했다.
▲문=미국법은 인권을 유린한 자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는데 「마르코스」가 어떻게 미국영토로 오는가?
▲답=「마르코스」는 미국의 오랜 우방국 지도자다. 필리핀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피난처(safe haven)를 제공한 것이다. (관리는 끝까지 「망명」(asylum)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문=그런 법이 있다면 왜 「마르코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답=미국은 그를 예우한 것이다. (hospitality)
▲문=「마르코스」는 필리핀에 머물러 있기를 원했는가?
▲답=그렇다. 야측, 지금은 여가 된 전야측과 대화했다. 화해의 견지에서-. 그러나 그들은 거부했다. 「마르코스」는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코라손」측은 그가 남아있는 것이 사태수습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문=탈출 일행중에는 「베르」전참모총장도 포함되어 있는가?
▲답=명단을 보지 않았지만 그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그와 그의 가족들을 포함해서 모두 60여명이 비행기에 올랐다.
▲문=「코라손」은 자기 남편이 암살당했다. 「베르」장군이 설사 암살에 관여하지는 않았다해도 진상조사를 방해한건 사실이다. 필리핀의 새정부가 「베르」의 송환을 요구하지 않겠는가?
▲답=아직 그런 요구는 없었다. 미국은 필리핀과 범인인도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의회인준은 받지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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