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쓰고 휴대전화 요금 잘 냈더니 신용등급 2단계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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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직장인 A씨의 신용등급(1~10등급)은 7등급이다. 7등급 이하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하는 것은 물론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나 한도 증액도 어렵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는 A씨의 신용등급이 낮은 이유는 뭘까.

그는 매달 신용카드 3개의 한도를 거의 다 소진해 통장 잔고가 모자라 카드 사용액을 연체하는 일이 잦았다. 제2금융권에서 빌린 250만원의 고금리 대출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A씨는 개인신용평가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조언을 받아 신용카드 사용 비중을 줄이는 대신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늘렸다. 카드 연체가 되지 않도록 달력에 결제 일정을 표시했다. 제2금융권 대출금 250만원도 상환했다. 또 통신비ㆍ건강보험을 성실하게 납부한 내역을 KCB에 보냈다. 이러자 A씨의 신용등급은 두 달 뒤에 7등급에서 5등급으로 두 단계 상승했다.

이는 금융감독원과 KCB가 운영한 ‘신용관리체험단’에 참여해 신용등급을 올린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소비자가 신용관리법을 배워 직접 신용등급 상승을 경험해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이 행사는 5월부터 7월까지 7주간 개인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는 체험 전 재무상담을 받아 각자 목표 신용등급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그 결과 체험 수행 완료자 71명 중 59%(42명)의 신용등급이 올랐다. 과도한 신용카드 소비와 불필요한 대출ㆍ보험료 등의 지출을 줄이고, 통신비 납부내역을 신용평가사에 제출해 신뢰도를 높인 게 핵심이었다.

40대 남성 직장인 B씨도 신용등급이 6등급에서 5등급으로 올랐다. B씨는 자녀 교육비로 매달 130만원을 지출하느라 대출금 1600만원을 갚을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재무 상담 결과 B씨는 연간 30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재무전문가는 B씨에게 꼭 필요한 보장분을 뺀 나머지 보험료를 줄이는 대신 그 돈을 대출금 상환에 쓰라고 조언했다. 또 휴대전화 요금 납부내역을 KCB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두 달만에 신용등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습관 개선과 지출 항목 재조정만으로도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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