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일대 유실 지뢰 민간인 피해 우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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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북부 소양강 일대에서 집중호우에 떠내려온 지뢰가 발견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강원 파로호 상류서 발목지뢰 발견...집중호우 때 유실 가능성 높아

강원 양구경찰서와 군부대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파로호 상류지역인 양구군 공수리 잠수교 인근에서 주민이 지뢰 1개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부대는 M14 대인지뢰로 확인하고 이를 수거했다. M14 대인지뢰는 일명 발목지뢰로 알려져 있다. 지름 4㎝, 높이 5.5㎝의 작은 크기에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100g 미만으로 가볍고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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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지뢰'로 알려진 M14 대인지뢰. 크기가 작고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탐지가 어렵다.

이번에 발견된 지뢰는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나뭇가지 등 부유물과 함께 섞여있었다. 군 당국은 이날 발견된 지뢰를 회수한 뒤 이 일대에서 추가로 탐지작업을 벌였다. 군 관계자는 "이번 지뢰는 지난 집중호우 때 GP 일대에 묻혀있다가 휩쓸려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원도에는 지난 5일 인제군 남면 소양강 상류지역에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지뢰가 발견된 곳은 내수면 어민들이 어로활동을 하는 곳이다. 쓰레기 처리는 군청의 지원을 받아 주민들이 직접 하고 있다. 자칫하면 지뢰로 인한 주민들의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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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이 여름 장마철 폭우로 북한지역에서 떠내려왔을지 모를 지뢰를 수색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국방부가 발표한 민간인통제선 주변지역에 매설된 M14 대인지뢰는 모두 29만 개다. 관련 민간단체에선 최대 10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지난 2000년 이후 민통선 밖으로 유실된 지뢰가 폭발해 민간인 6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최근에는 북한이 군사분계선에 설치한 목함지뢰로 인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강원도 철원, 황해도 장풍 등 비무장지대 전역에 걸쳐 매년 4월에서 7월 사이에 지뢰를 새로 매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 8월은 북한의 집중호우 시기여서 강과 계곡물 등을 따라 유실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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