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사드 배치 신중론 김종인에게 "다시 여당으로 가시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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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중앙포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 “다시 여당으로 가시려는지 복잡한 현실이다”며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병우 한 사람을 한 사람(박근혜 대통령)이 지키니 온 국민이 분노하고 한사람(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결정하니 한 사람(김 대표)의 전략적모호성으로 국회 동의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지 못한다”며 “원래 그 두 한 사람(박 대통령-김 대표은 한 배를 탔던 사람들이니 그 한 사람(김 대표)도 여당으로 가시려는지 복잡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는데 이를 거론하며 김 대표아 박 대통령을 함께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에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자고 제안했지만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묵묵부답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도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정운찬 전 총리에게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리고 당의 전략적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사드 반대를 공개적 밝힌 박원순 시장, 김부겸 의원 등 비롯한 절대 다수 더민주 의원, 특히 당권도전하는 추미애, 송영길 두 후보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더민주도 최소한 국회동의안 촉구 결의안을 함께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가한 다른 의원들도 김 대표를 압박했다. 주승용 의원은 “더민주와 김종인 대표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확실한 반대입장을 촉구한다”며 “당권주자로 나오는 당대표 후보들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모두 다 사드 배치에 반대했다. 그런데도 유독 김종인 대표만 전략적 모호성이란 미명하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 수권정당이 되겠다고 하는 정당이 정체성마저 애매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압박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초당적 연석회의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 뜻있는 의원들도 함께 동참해 국회가 공론화 이뤄내고 종합적 국익을 따져보는 역할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한 사람’이 김 대표를 의미하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김 대표가 아니다. 그냥 (있는대로) 해석하라”고 답했다.

사드와 관련해 박 위원장이 김 대표를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2일에도 두 사람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햄릿’을 함께 관람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박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그분(김종인)은 (사드 배치에) 찬성하니까 규탄을 해야죠”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건네 들은 김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박 위원장에게 ”우리 남편 좀 그만 혼내라“고 일침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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