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호 "난 흔들리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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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이 가끔 눈에 띄는 맑게 갠 하늘. 간간이 바람이 불었지만 1, 2라운드에 비해선 훨씬 좋은 날씨였다. 정상급 프로들은 기다렸다는 듯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이른바 '무빙 데이(moving day)'였다. 그러나 허석호(30.이동수패션)는 여전히 선두권을 지키며 돌풍을 이어갔다.

우즈가 3라운드 7번홀에서 칩샷으로 이글을 잡자 환호하고 있다. [샌드위치 AP=연합]
허석호가 2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1.6천4백67m)에서 벌어진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2오버파 2백15타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전날에 비해 순위가 다소 떨어졌지만 단독선두 토마스 비욘(덴마크.합계 1언더파)과는 3타차, 5명의 공동 3위 그룹과는 불과 1타차다.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허석호는 올시즌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베테랑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하면서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버디 2개, 보기 3개로 순항했다.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전날 71%에서 28%로 뚝 떨어졌지만 대신 퍼트 수(31개)를 전날에 비해 2개 줄였다. 그러나 7번홀(파5)과 8번홀(파4)을 포함, 여러 홀에서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은 아쉬웠다.

허석호는 "정상급 스타들과 함께 라운드를 한다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페어웨이가 무척 단단하고 그린에서도 공에 백스핀이 걸리지 않는 생소한 여건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석호는 최종 4라운드에서는 유럽의 강자 피에르 풀케(32.스웨덴)와 함께 경기한다.

'무빙 데이'에 걸맞게 강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날 공동 10위에 머물렀던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이 나란히 2언더파를 치며 공동 3위(합계 1오버파)로 치고 올라갔고, 유럽의 강호 비욘도 두 타를 줄여 단독선두에 나섰다. 러브3세도 여전히 비욘을 1타차로 뒤쫓고 있어 최종 4라운드에선 강자들의 힘겨루기가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우즈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각각 신기의 샷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우즈는 4번홀(파5.4백52m)에서 이글을 잡아낸 데 이어 7번홀(파5.4백84m)에서도 벙커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 다시 이글을 기록하는 '이글-이글 쇼'를 펼쳤다. 최경주(33.슈페리어)는 이날 1오버파를 쳐 합계 8오버파 2백21타로 공동 44위에 랭크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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