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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여름나기 편지] 중학생들의 독서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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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성산 일출봉 가까이 자리한 제주 신산중학교 1, 2학년 친구 38명 건강한 얼굴로 자신들의 책상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지난 2박3일의 독서여행으로 아주 신이 나 있을 것입니다. 61명의 전교생, 아홉 분의 선생님 모두 제주 바다처럼 활기찬 하루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들과 저는 통영 바다에서 만났습니다. 그들의 독서여행에 저를 초대했습니다. 세상에! 중학생들이 독서여행이라니! 밤 9시에 배로 통영에 도착한 친구들은 피곤한 기색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자정이 가깝도록 문학을 이야기하고 시를 노래했습니다. 또래의 중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날 때 그들은 책을 들고 문학의 현장을 찾아 나섰던 것입니다.

통영에서 청마 문학관과 '깃발' 시비를 찾았고, 소록도로 가서는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주인공들에게 밤늦도록 편지를 썼습니다. 벌교에서 조정래의 '태백산맥'현장도 둘러보았습니다. 그 친구들 오늘부터 끙끙거리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 것입니다. 독서 삼매에 빠진 그 친구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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