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부정수표·네다바이까지|외국의 범죄꾼들이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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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각종 국제회의와 아시안게임 등 큰 국제행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외국인 범죄꾼들이 몰려들고있다.
개방화물결을 타고 잠입하고 있는 이들 조직범죄꾼들은 관광비자로 입국, 마약·밀수·폭력·외화유출 등 고전적(?)인 원정범죄꾼유형이외에 부정여행자 수표·위조수표범 등 경제사범이 부쩍 늘어 수사기관을 바짝 긴장시키고있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월2∼3건의 외국인 범죄꾼들을 적발하고 있으며 오는 9월 86아시안게임에 임박해서 이 같은 범죄 외에도▲국제테러집단이나▲국제콜걸조직 등이 침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특별경계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정수표=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1일 태국의 범죄단으로부터 위조된 여권과 함께 분실 신고된 여행자수표 1백44장(미화 5천9백60달러)을 받아 국내 암달러상을 통해 달러로 바꾸려던 태국인 「나타퐁·카셈와타나」씨(35·보석상)를 외환관리법 위반 및 사기미수협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타퐁」씨는 구랍 24일 타이항공편으로 입국, 서울 회현동 힐하우스호텔에 투숙했다. 그는 지난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태국의 여행자수표 전문 범죄단의 일원인 일명 「미스터·송」(40)으로부터 위조여권과 함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방콕지사에서 발행됐다가 분실 신고된 여행자수표 1백35장과 시티코프 방콕지사발행 사고수표 9장 등 모두 1백44장을 국제우편을 통해 우송 받아 환전하려 했다는 것. 경찰은「나타퐁」씨가 우리 돈으로 바꾼 1천7백 달러 외에 입국당시보다 4천9백50달러를 더 갖고있던 점으로 미루어 사고여행자수표 중 일부를 이미 처분한 것으로 보고 추궁중이다.
경찰은 또 「나타퐁」씨가 83년 11월 첫 입국한 뒤 지난해에도 8차례에 걸쳐 입국해 암달러상들과 접촉해왔으며 태국의 범죄단에 환전된 달러의 5%를 건네주기로 했다는 진술에 따라 「나타퐁」씨 외에 또 다른 범죄꾼이 국내에 잠입한 것으로 보고 추적중이다.
◇네다바이=동남아·중동인 2∼3명으로 구성된 것이 특색. 이들은 관광객을 가장하여 대낮에 주인이 혼자 있는 점포에 들어가 『잔돈을 바꾸어 달라』면서 주인이 한눈을 파는 사이 금고 등을 털어 달아나는 수법을 쓰고있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동대문경찰서에 구속된 이란인 「마티」(47), 파키스탄인 「이슬람」(37) 씨 등 3명은 같은 달 27일 서울 종로5가 대정천막사 (주인 이홍우)에 들어가 1만원짜리를 1천원짜리로 바꿔달라며 접근, 이씨가 돈을 세는 사이 책상서랍에 든 1천만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현금2백60만원을 훔쳐 다음날 서울 방배동의 한 경양식집에서 수표를 음식값으로 지불하려다 경찰에 신고돼 붙잡혔다.
같은 달 26일과 27일에도 경기도 용인군 기흥면 신갈리 코카콜라 수원영업소와 서울 오류동 충북정육점(주인 최매향·40)에서도 중동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2명이 들어가 비슷한 수법으로 자기앞수표 등 모두 1백30만원을 훔쳐 달아났었다.
◇마약·밀수=구랍 l7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검거된 태국임 「아디삭·분산」(30), 「케마난트·차이」(25), 「스딘·나인카우」(25) 씨 등 태국국제마약밀매조직 하수인 3명과 미국인 마약밀매조직 「윌리엄·에메트·모리스」씨(39)부부는 한국을 중계지역으로 헤로인 2·5kg(국제암시세 18억원어치)을 암거래하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태국에서 마약을 미국으로 직접 운반할 경우 감시가 심해 한국을 중계지로 이용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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