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골프 여자 영건 돌풍, 남자 베테랑 두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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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세계 남녀골프는 3개 메이저 대회를 소화했다. 남자는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이 차례로 열렸고, 여자는 ANA 인스퍼레이션,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이 치러졌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남자는 베테랑, 여자는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남자의 메이저 우승자 평균 연령은 33.3세고, 여자는 22세로 젊다. 마스터스를 정복한 대니 윌렛(잉글랜드)이 남자 메이저의 유일한 20대 우승자였다.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는 1976년생 불혹의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클라레 저그를 들어 올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경우 만 18세였던 리디아 고와 브룩 헨더슨이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US여자오픈만 30세의 브리타니 랭(미국)이 베테랑의 뚝심을 보여줬다.

이런 추세는 올 시즌 남녀 투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PGA 투어에서 시즌 초반에는 1990년대생의 젊은 피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 스마일리 카우프먼, 저스틴 토마스(이상 미국) 등이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하는 특급 대회에서는 베테랑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차세대 황제 후보자인 조던 스피스(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주춤한 반면 베테랑 더스틴 존슨, 애덤 스콧(호주), 버바 왓슨(미국) 등 30대 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8세인 제이슨 데이(호주)도 좋은 성적을 내고는 있지만 올해 메이저 우승이 없다.

올해 40대 우승자도 4명이나 탄생했다. 헨릭 스텐손과 본 테일러,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은 모두 1976년생이다. 베라쿠다 챔피언십 우승자 그렉 찰머스(호주)는 1973년생으로 올 시즌 최고령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조던 스피스가 메이저 2승을 수확하는 등 영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LPGA 투어는 젊은 바람이 거세다. 25세 이상 우승자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브리타니 랭 2명뿐이다. 10대인 리디아 고와 브룩 헨더슨이 각각 4승과 2승을 챙기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와 2위도 리디아 고와 헨더슨이다. 올 시즌 우승자 평균 나이는 여전히 23세가 넘지 않는다.

LPGA 투어에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체계적인 시스템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체계적인 주니어 프로그램과 환경으로 예전보다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환경 속에서 꿈을 키우다보니 예전의 선배들보다 시행착오를 덜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요즘에는 10대 때부터 전문적인 피지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그래서 20대 초반에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신체 능력을 갖추게 된다. 코스 전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파워를 겸비한 선수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반면 기혼자들과 베테랑의 경우 골프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가정과 골프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남자의 경우 기혼자들은 가장이라는 책임감에 더욱 골프에 매진하게 된다. 또 경험 축적을 통한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해지면 최상의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디 오픈 챔피언 헨릭 스텐손도 “골프에서 경험은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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