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예금 1조원 준 이유 봤더니…터키 영화관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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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외국환은행에 예치된 유로화 예금 잔고가 1조원(9억달러) 넘게 빠졌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596억1000만 달러로 전월말 대비 27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이 외화로 가입한 예금을 뜻한다.

이 중 달러화예금과 위안화예금은 각각 31억 달러와 2억8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한은 국제국 고석관 차장은 “기업의 수출입 결제대금과 기관투자가의 정기예금 예치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예금은 일부 중국계 외은지점이 고금리 정기예금을 유치하면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에 비해 유로화 예금은 전달에 비해 9억 달러가 준 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을 전후해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고 차장은 “6월 한 달 간 빠져나간 9억 달러의 유로화 예금 중 절반이 투자자금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가 해외 시장에 투자할 때 외국환은행 계좌를 통해 입출금이 일어나는데,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투자자금이 회수되면서 유로화예금 잔고도 줄어들었단 의미다. 고 차장은 “브렉시트의 영향 외에도 CJ CGV가 터키 영화관 업체인 마르스를 인수한 뒤 유로화 자금을 해외로 송금한 데 따른 자금 이동도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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