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협하는 노동미사일…남한 전지역이 사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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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미사일 추가 실전 배치는 북한이 핵 개발과 함께 미사일 전력 증강에도 주력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노동1호는 북한 최후방에서도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미사일 전력 증강 박차=한.미 정보 당국은 이미 지난해 6월 북한의 노동미사일 1개 대대가 추가 배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1993년 첫 시험발사 이후 기술 보완을 통해 97년 9월 평북 신오리에 실전 배치를 시작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군 당국은 그동안 이 사실을 비밀로 묶어 두었으나 18일 발간한 참여정부의 국방정책 관련 책자에서 북한의 군사위협을 강조하면서 공개했다. 국방부는 "더 이상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노동미사일은 생물.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탄두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므로 군사적인 위협과 정치심리적 위협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노동미사일은 특히 동남방으로 이동 배치할 경우 도쿄(東京)를 비롯한 일본 열도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측의 반발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동미사일은 아직까지는 핵탄두의 운반엔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실태=북한은 지난 2월 24일 동해에서 지대함 유도탄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98년 8월 대포동1호 미사일의 시험발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각종 미사일의 개발과 성능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은 76년 이집트에서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2기를 도입해 중국의 지원 아래 모방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84년과 86년 스커드B와 스커드C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87년 미사일 양산체제에 돌입해 이듬해에는 스커드 미사일 1개 여단(27기)을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북한은 현재 스커드B, C 미사일 6백여기와 노동1호 1백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대포동1,2호 몇기도 보유.개발 중인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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