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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서 비행기 부품까지…|세계시장에 가짜가 판친다|완전복제·상표도용 등 갖가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가짜상품이 판을 치고 있다. 구찌핸드백이나 카티에르 손목시계 뿐만 아니라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약품이나 비행기부품까지도 가짜가 횡행한다. 전문가도 분간이 어려운 정교한 복제품부터 대충 식별이 가능한 싸구려 모조품까지 가짜도 갖가지이며 어느나라건 가짜없는 나라는 없다.
뭐니뭐니해도 가짜의 천국은 대만과 홍콩이 손꼽힌다.
대만은 가전제품 및 부품·의약품·자동차 부품·농화학품·사치품에서, 홍콩은 전자부품과 의류·사치품에서 가짜제조의 세계적 성가를 갖고있다.
그뒤를 잇는 그룹이 미국·이탈리아·일본 등.
미국은 항공기부품과 기계부품·전자부품 및 사치품에, 이탈리아는 사치품·의류·가전제품, 일본은 전자부품 및 스포츠 용품 등을 위조하는데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이에 뒤이어 아직 그만은 못하지만 어느정도 위조에 소질이 있는 나라로는 캐나다·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연안 산유국들과 인도·태국·싱가포르·말레이지아·인니·필리핀 등이 자리잡고 한국도 여기에 속해있다.
한국의 특기 (?)는 자동차부품과 의류.
가짜라고 다같은 가짜는 아니고 여기에도 서열이 있다.
첫째는 진짜복제품 (True counterfeit products). 진짜와 다름없이 만들어 상표도 오리지널 브랜드를 그대로 쓴다.
둘째는 유사품 (Look-a-like,Knockoffs). 진짜를 위조했지만 상표는 다른 것을 쓴다.
세째는 재생품(Reproduc-tions). 진짜와 비슷하기는 한데 잘 보면 다르다. 예컨대 샤넬(chanel) No.5향수를 채널(channel) No.5나 샤넬No.6으로 얼핏보면 잘 모르게 만든것들.
최하급은 단순모조품 (Im-itations)으로 얼핏보아도 구별이 용이한것.
이같은 가짜제품의 시장규모는 누구도 꼭 짚어 말할수는 없지만 미국의 위조정보국은 연간 6백억달러규모에 이를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짜의 매력은 무엇보다 싸다는데 있다. 진까의 10분의1도 안되는 값에 잘만하면 진짜와 같은 물건을 살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사자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일본에서 만든 가짜 카티에르 시계들을 즐겨사는 한 바이어는 『값도 싼데다 일제부품을 써서인지 시간도 잘 맞는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물론 카티에르로서야 펄쩍 뛸소리겠지만.
가짜를 막기위한 진짜의 노력도 만만찮아 샤넬사는 적어도 정보비로 연간 1백20만달러 (약11억원)를 쓴다. 멕시코에서 가짜 카티에르 판매점을 찾아낸 카티에르사는 멕시코당국의 조치가 흐릿하자 아예 가짜판매점앞에 진짜를 파는 가게를 차려 기를 죽여버렸다.
문제는 이같은 사치품보다는 인명에 관계되는 항공기부품이나 의약품등에서도 가짜가 성행한다는데 있다.
벨헬리콥터는 자사가 판매한 약6백대의 헬리콥터부품에 가짜 부속이 끼워있는것을 발견했다.
지난10월 수명의 인명을 앗아간 벨헬리콥터 추락도 가짜 부품때문이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비즈니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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