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세계 최초로 커넥티드카 상용화한 중국의 도전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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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전화가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이 된 것처럼 자동차는 ‘달리는 컴퓨터’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미래 자동차 ‘커넥티드카’를 설명하는 말이다. 인터넷과 연결돼 자동차 구동부터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카인 커넥티드카는 현재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IT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너나없이 달려드는 분야다. 삼성·LG·현대차 등도 미래 주력 산업으로 추진 중이다.

한데 중국 기업들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커넥티드카를 상용화해 판매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다. 두 업체는 6일 자동차 구동부터 인터넷 연결까지 모두 담당하는 독자적 운영체제(OS)인 ‘윈(YUN)OS’를 탑재한 ‘RX5’를 공개했다. 이 OS는 자동차 구동 및 제어와 관련된 프로그램에다 음성 인식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중국형 커넥티드카에서 놀라운 점은 기술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하고 시장에서 앞서 치고 나가는 중국식 실용주의다.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술이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정화된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선진 업체들은 차 운행 중 해킹을 차단할 수 있는 운영체제와 자동차에 최적화한 반도체 개발 등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해킹의 위험 등으로 상용화를 주저하는 사이 중국은 문제를 단순화하고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번 커넥티드카는 지난해 양회 기간 동안 리커창 총리가 선언한 경제 운영 방향 ‘인터넷플러스’의 구체적 성과물 중 하나다. 생활의 모든 영역을 인터넷과 연결하라는 이 선언 이후 중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인터넷 활용 산업 사회로 변모하는지 보여준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투자를 미루며 중국 경기가 나쁘다는 탓을 한다. 하지만 중국에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들이 속속 나타나는 등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론 무엇이든 상상하고 실현하라는 중국 ‘석방(釋放)’ 정책의 결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중국 기업들이 도전적이고 선도적으로 나가는 시장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