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혈변·체중감소 땐 염증성 장질환 의심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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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인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부쩍 늘었다. 그중 많은 환자가 심한 복통과 혈변을 겪으면서도 진통제를 먹으며 참다가 견딜 수 없는 수준이 돼서야 병원에 온다. 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예후가 좋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정윤호 교수

대한장연구학회 조사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발병한 지 1년이 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염증성 장질환이 아니라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세균성 장염 등으로 잘못 생각하기 때문이다.

염증성 장질환이 발병하게 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대표적인 증상은 만성 설사와 복통·혈변·체중감소·발열이다. 얼핏 보면 과민성 장증후군과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르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염증성 장질환과는 달리 설사와 변비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급격한 체중 감소와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 반면에 크론병은 과민성 장증후군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치루 등의 항문 주위에 병변이 생긴다. 따라서 몇 주씩 설사와 복통이 지속되면서 체중이 급격하게 줄고, 발열이나 항문질환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만성질환이다. 완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발견해 약물치료를 잘 받으면 증상이 가라앉거나 아예 없어지는 관해기에 들어갈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97%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 약물치료를 받아 관해기에 들어간다. 크론병 환자의 75%는 약물치료를 받고 진단 후 1년 이내에 관해기에 도달한다. 약물치료에는 항염증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이 사용된다. 특히 최근 개발된 항TNF 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는 점막 치유 효과가 있어 수술 가능성을 낮춘다. 또 수술을 받더라도 염증성 장질환의 재발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약물치료와 함께 식습관도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약물치료를 잘 받으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의심 증상이 생기면 병을 키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하자.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정윤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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