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계발 훈련 지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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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무리 바쁘고 쫓기는 생활 속에서도 마음을 활짝 열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 무한한 가능성, 사명감, 인생관, 세계관등을 두루 생각하며 살아가는 자세를 일깨우는 재미로 산다는 심성계발 훈련 지도자 송재옥씨 (52).
이 일을 위해 27년간 몸담아 온 교단을 떠난 그는 현재 「닫힌 마음들」 을 조심스레 두드려 늘 생각하는 삶, 감사하는 삶, 남들과 서로 나누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에만 보람을 건다.
『중·고생 시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수학여행이 아니라 심성계발 훈련 경험이었다』 는 졸업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길」 을 걸으려는 마음을 굳혔다고.
지난 73년 심성계발 훈련프로그램에 참가한 송씨가, 자신의 감동과 경험를 살려 학생들에게 적용해보니 놀랍도록 자연스런대화가 이뤄지더라는 것이다.
「진짜 대화」 의 빈곤과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현실을 항상 아쉬워하던 그가 돌파구를 발견한 셈이다.
70년대초 우리나라에 소개된 심성계발 프로그램은 새로운 정의교육방법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개성과 가능성및 참된 자아를 발견하여 성장, 발전하도록 여럿이 서로 돕는 집단적 경험 학습프로그램 속에서만 통하는 각자의 별명을 정한뒤 가장 기뻤던일과 슬펐던 일을 발표하거나 역할극, 종이로 나무젓가락 자르기, 명언카드 감상등으로 남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서로 다른 감정과 입장을 이해하며 대화의 중요성을 실감토록 한다.
그밖에 10년후의 자화상 그리기나 모의 장례식, 자신의 조사쓰기등 심성계발 프로그램은 3백여종에 이른다.
지금까지 1박2일·4박5일등 숙박 프로그램 참가자는 교사, 종교인, 결혼을 앞둔 미혼남녀, 단체나 기관의 책임자, 지도자등 모두 1만여명에 이른다.
송씨는 이같은 정식프로그램 외에도 양로원·청소년 상담실·노인대학·반상회등 두사람 이상이 모인 곳이면 어디서든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은 『사소한 일과 말속에도 기쁨이 들어있는걸 깨달았다』 , 『「사물과의 대학」 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혼자라도 심심한줄 모르게 됐다』 는 등 매우다양하다.
이따금 약간의 사례를 받기도 하지만 대개는 무보수로 자원봉사하므로 10만원을 밑도는 그의 월수입은 교통비와 재료구입비 (종이·펜등) 로도 빠듯하다.
송씨는 생활비를 목장을 경영하는 남편이 해결하므로 자신은 이 일을 위해 공부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넓히는 일」 만 계속하겠다고 다짐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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