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산업·기술 개발할 때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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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의 기술수준은 이미 초 LSI의 반도체 양산 단계에까지 와 있읍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 도전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바이오테크놀러지(생명공학)는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자공업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샤프 사의 부사장 「사사끼」(좌좌목정·70)박사는 기술 한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특히 산업이나 기술면에서 모방이 아닌 「한국적인 것」의 모색이 필요한 단계임을 강조했다.
「사사끼」 박사는 미국의 아폴로 우주계획에도 참가한 바 있고 몸담고 있는 샤프의 기술을 대표할 만큼 일본 전자산업에 끼친 공로로 훈삼등욱일중수장을 일본정부로부터 받은 전자공학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자의 한사람이다.
고령인데도 기초과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계획할 만큼 젊은이 못지 않게 아직도 정력적이다.
-반도체 시장의 경기전망은?
『내년 3월부터 회복된다는 의견도 있고 내년 연말까지는 침체국면이 계속되리란 견해도 있다. 언제부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다만 64KD램은 미국·일본의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함으로써 재고가 바닥났다. 64KD램에 관한 한 과거의 피버(열기)상태를 능가하는 붐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생산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다시 뛰어들 것으로 보는가.
『붐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정도이므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도오시바(동지)가 1메가비트의 개발에 성공하고 4메가비트에 도전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어디까지 갈 것인갸
『현재의 무기물질 소자로는 16메가비트가 한계이다. 그 다음 단계는 바이오 칩의 등장이 될 것이다. 구미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최근 동경대 공대의 「가루베」(경부정부) 교수가 말(마)의 심장에서 채취한 단백질을 기억소자로 이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바이오칩의 실용은15∼20년 후가 될 것이다. 지금은 초보단계다』
-바이오칩이란 무엇인가.
『단백질 등 유기물질을 기억소자로 이용하는 것이다. 무기물질과는 달리 추리력까지 갖게 될 것이며 인간의 두뇌에 접근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간 기술이전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술이전이 기술을 준 쪽을 쓰러뜨리게 된다면 누가 .기술을 주려하겠는가. 한국도 이제는 한국 독자의 분야를 개발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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