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만난 증시 모처럼 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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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그동안 호재가 없어 어렵게 돌아가던 증시가 최근 모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정부의 우량기업에 대한 전환사채(CB)및 주식예탁증서(DR) 발행허용을 호재로 한 증시는 13일 종합주가지수와 거래량에서 올 최고를기록.
올들어 종합주가지수 최고기록은 지난1월7일의 1백45·51이었는데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1백47·44를 기록한데이어 14일 전장에서는1백47·31로 약간 내렸다.
또 거래량에 있어서도 5천l백58만주를 기록, 작년2월7일의 5천3백81만주이후 처음으로 5천만주를 넘어섰다.
13일 증시는 CB발행이 결정된 삼성전자를 포함, 발행이 가능한 14개주식뿐 아니라 순자산규모가 5백억원을 상회, 발행요건충족이 기대되는 23개종목과 영업실적이 좋아 배당투자대상종목으로 꼽히고있는 주식등에도 매기가계속 확산돼 상종가 종목만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자부품·기아산업·현대자동차·제일제당등 19개에 이르렀다.
14일 전장에서는 13일에 이어 삼성전관이 상종가까지 올랐으며 현대자동차·삼성전자부품등이 20∼26원씩 큰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기아산업이나 삼성전자는 그동안 오른 폭이 커서인지 이날는 2∼10원이 떨어졌다.
증시는 오랜만의 호재에다 풍부한 시중자금사정을 바탕으로한 신규매수세력의 가세도 이뤄지고있어 활황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것이 증시주변의 전망이다.

<전환사채발행 근관심>
★…삼성전자의 해외전환사채발행등 대기업에 해외증권의 발행을 허용키로 한 한국정부의 조치가 미국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있다.
이번에 허용된 전환사채(CB) 는 만기일이 되면 매입자의 의사에 따라 현금상환대신 주식으로 전환할수 있어 외국투자자들이 한국기업에 직접투자를 할수있는 길이 트였기 때문.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11월7일자)에 따르면 미국뉴욕의 증권가에는 한국정부가 허용하는 어떠한 형태든 한국기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하는 증권관계자도 적지않다고.
미국투자자들이 한국대기업발행 주식에·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우선 한국의 경제 성장을 높게 평가하고, 높은 경제성장률에 비해 과소평가돼있는 주식시장에 참여할수 있는 실질적인 첫기회라는 인식때문이다.
미증권관계자들은 주식투자의 기준이 되는 주가수익률(주식의 시가에 대한 수익의 비을) 이 한국상장기업의경우 일본보다 10배정도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한국기업들이 현금차관도입이나 은행융자등 간접금융 이외에 어차피 자본시장의 개방화가 불가피하다는전망도 외국투자자들의 매력을 끄는 요소가 되고있다.
아직 해외증권발행의 세부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미증권투자기관들은 삼정전자의 CB인수및 거래에 참여하려고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면 해외증권에대한 열기는 좀처럼 식지않을것 같다고.

<고추장 수입 51만불>
★…국회제출자료에서 고추장수입액이 밝혀지면서 말썽을 빚자 수입자유화에 앞장서온 해협위가 문제의 고추장을 비롯해 간장·된장·이쑤시개등의 수출입현황자료를 내놓았다.
해협위측은 금년들어 9월까지 고추장수입은 51만달러로 이중에 내수용은 27만달러에 불과했다며 『우리의 무역규모가 6백억달러가 넘는데 이정도의 수입으로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것 같다』 는 입장을 피력.
한편 상공부에 따르면 수입된 고추장은 외국의 고추값이 국내가격보다 싸기때문에 수임금지품목인 고추에다 적당히 밀가루반죽을 해서 고추장의 형태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고추장은「우리 고유의 맛」 인데 외채문제가 있는데도 해외에서 들여오기까지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것이 중론이다.

<선진국 수준으로접근>
★…신용카드등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현금을 쓰는 일이줄어들고 있다.
총통화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년대들어 해마다 줄어왔는데 올들어 6월이후 이 비율이 처음으로 10%밑으로 내려간것.
이처럼 현금비중이 줄고있는것은 신용카드·가계수표이용이 늘고 월급도 현금대신통장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인데 통장으로 월급을 받는 근로자수는 올9월에 약1백60만명으로 1년전에 비해 3배이상 늘었다.

<성수기앞서 판로줄어>
★…무역협회직원들이 앨법업계돕기운동에 나섰다.
무협직원들은 최근 작은 힘이나마 미국의 덤핑 판정으로 수출길이 막힌 앨범업계를 돕기로하고 무역진흥부주관으로 앨범 수주기 운동을 전개중.
직원들은 1차로 연말선물은 될수있으면 앨범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연말까지 2백70만원어치(1천부)를 팔아주기로 했다.
그러나 앨범수출업체들이 수출용 앨범을 국내시장에 투매하는 통에 내수전문 영세 앨범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덤핑판정으로 수출이 막힌 수출용앨범들이 내수용에 비해 절반가량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어 기존내수전문업체들이 앨범성수기를 앞두고 판로가 그만큼 좁아지고 있다는 것.
현재 40∼50개소로 추산되고 있는 내수앨범업체들은 수출전문업체들과는 달리 대다수가 가내공업형태의 영세업체들인데다 수출용 앨범의 시판가와 내수앨범의 가격차가커 경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염불보다 잿밥 더신경>
★…대한경제협력증진을 위해 내한한 EC(유럽공동체)통상사절단(단장「드·클레르크」EC집행위 대외관계 및 통상정책담당관겸 대한통상사절단장)은 TV카메라취재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신경을 쓰는 인상을 주었다.
11일하오 호텔신라에서 열린 한·EC 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정인욱단장 (강원산업회장)의 인사말에 이어「드·클레르크」EC대표의 인사말이있었다. 시간에 쫓긴 TV카메라 취재진이 정회장만 취재를 하고 가버리자 EC사무국측은 이를 강력히 항의했는가하면「드·클레르크」대표의 TV인터뷰를 주선해달라고 한국측에 요구하는등 지나칠 정도로 매스컴 플레이를 의식.
한국측의 한 관계자는 『통상상문제보다는 자신들의 행적을 남기기에 급급한 인상을 받았다』 며 『EC사절단의 진의가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한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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