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악재 만난 테슬라, 자율주행 중 사망사고…美 당국 조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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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주행 중인 모델S. [사진 테슬라]

미국에서 자율주행 중인 테슬라의 모델S 전기차가 트럭과 충돌해 탑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첫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전기자동차 메이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자율주행)’ 기능 관련 사고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NHTSA는 “최근 테슬라 모델S가 치명적인 고속도로 교통사고에 연관된 사실을 입수했다”며 “차량 앞에서 직각으로 들어오는 트레일러를 테슬라 모델S의 자율주행장치나 탑승자 모두 인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는 옆면이 하얀색으로 칠해진 대형 트레일러가 테슬라 앞에서 좌회전할 때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양방향이 중앙분리대로 분리된 고속도로의 교차로였으며 신호등은 없었다.

충돌 당시 모델S의 앞쪽 창문이 트레일러의 바닥 부분과 부딪혔으며 이때 당한 부상으로 테슬라 차량 탑승자는 사망했다. NHTSA는 “사고가 발생할 당시 플로리다에는 ‘밝게 빛나고 있던 하늘’이 깔려 있어 운전자나 자동주행 센서가 트레일러의 하얀색 면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HTSA 발표 직후 테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번 사고는 ‘비극적 손실’이었으며 자율주행 모드가 작동되고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첫 사망사고”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과 관련, 테슬라는 “맑은 날씨로 인해 자율주행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테슬라는 이번 사고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연관짓는 주장에 관해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테슬라가 개발한 자동차가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한 누적거리는 약 2억900만㎞”라며 “미국과 세계의 모든 자동차를 놓고 따질 경우, 사망사고가 각각 주행거리 1억5000㎞, 9700만㎞에 한 차례 꼴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가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또 “NHTSA의 예비조사가 지금 단계에서는 시스템이 설정대로 작동했는지 판별하기 위한 예비조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장 마감가(212.28달러) 대비 2.58% 떨어졌다. 종가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0.99% 오른 상태였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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