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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 미사일 리엔트리 기술 놓고 한미 온도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북한명 '화성-10호') 발사에 대해 "미사일이 우주공간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 했다"는 미 국방부의 언급과 관련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한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무수단 미사일의 재진입 속도는)ICBM 재진입 속도인 마하 24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음속의 17배인 마하 17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변인은 "다양한 첩보를 통해 (재진입 상황을)정밀 분석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번 미사일이 우주공간에 솟아 올랐다가 되돌아와 250마일을 비행한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사실상 무수단이 대기권에 재진입해 일정시간 비행을 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무수단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문 대변인은 "분석중"이라면서도 무수단 미사일의 재진입 기술 시험 가능성에 대해 부인해 양국간 온도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공식 언급에도 불구하고 문 대변인은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인한 건 아니라는데 한국과 미국 양국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미사일이 우구공간으로 날아갔다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는 속도의 3~4제곱에 해당하는 섭씨 7000도 안팎의 열이 발생한다. 또 대기의 저항으로 탄두부분이 닳아 없어지는 삭마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탄두가 고열과 진동에 견디고, 탄두전체가 일정하게 닳아 없어져야 목표물에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2월 사거리 1만Km가 넘는 미사일을 쏴 미국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기술은 확보했지만 이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리엔트리(re-entry)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변인은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 이상으로 늘려 일본 도쿄 인근에 있는 미 해군의 항공모함 모항인 요코스카를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 "스커드-ER의 존재를 알고 있고, 사거리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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