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고교생 이과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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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는 11월20일 실시되는 86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지원자의 학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낮아졌고 ▲계열별로는 이과가 문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학력평가전문기구인 중앙교육진훙연구소가 대학입학학력고사를 한달 앞두고 전국6백여개 고교등에서 대학입학지원자 27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학력고사 결과 드러났다.
85학년도와 난이도가 비슷하게 출제된 모의고사에서 전체응시자의 평균성적은 1백75점(체력장 제외·3백20점만점)으로 지난해보다 0.5점쯤 낮았고 이과가 문과보다 2∼3점 높았다.
이는 대학별본고사가 폐지된 81년이후 4지선다형 일변도의 학력평가가 일반화 되면서 학생들의 학습량이 줄어들고 있고 첨단과학 붐과 인문계 졸업후의 특히 심한 취업난으로 우수학생의 이과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강남과 강북의 격차가 더욱 커져 고득점자가 강남지역 일부학교에 편중됐고 제2외국어추가로 진주·강능·순천을 제외한 중소도시와 농어촌지역 고교의 성적이 대도시에 비해 떨어졌다.
이에따라 모의고사 관계자와 일선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올해 대입학력고사 문제의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할 경우 상위권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중위권 이하에서는 득점분포가 떨어지고 자연계 응시자의 상위권 구성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전반적인 학력수준의 하향외에 응시과목이 늘어난 데다 새로 추가된 제2외국어가 수험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있고 문제자체가 점차 이해력·사고력등의 측정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암기위주로 할 때보다 이과가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영어등 생활어 중심 사회과목 시사 위주" 학력고사 출제위원회 발족>
86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출제위원회는 21일 발족 첫회의를 갖고 출제원칙을 협의, 문제는 고교3년간의 전교육과정에서 고루 출제하되 특정교과서에 치우치거나 교과서문장이나 문제를 그대로는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출제위원회는 또 기술·가정을 비롯, 실업·제2외국어·사회·과학등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여 특정과목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특별히 득점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출제위원회는 이와함께 국어·영어·제2외국어등 어문계 과목에서는 일상생활에 관련된 언어능력을, 그리고 사회·실업·기술등 사회계과목에서는 실생활 및 시사문제 관련내용을 중점 출제하고 과학계과목에서는 실험·실습을 통한 과학적 사고능력을 강조하기로 했다.
86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위원회 장기옥위원장(중앙교육평가원장)은 이를 위해 출제위원회내에 어문·사회·과학계 과목출제 소위원회를 구성, 총29과목의 전체적인 난이도 및 타당도 조정과 함께 분야별 선택과목간 조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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