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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NICS 대중공수출로 활로 찾는다|일 아시아 경제연 경기침체분석 보고서【동경=최절주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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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경=최철주 특파원】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등 아시아의 신흥공업국들이 급속한 경기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각종 세율인하 및 재정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연구개발투자를 확충하는가 하면 장기적으로는 과잉설비를 폐기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소는 최근에 발행된 아시아 트렌드 가을호에서 신흥공업국들의 경기침체에 관한 연구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4개 신흥공업국들은 중공과의 정제관계를 확대, 대미수출물량의 일부를 중공으로 돌리려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한국>
한국경기가 악화된 데에는 두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통화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긴축정책을 강화하고 소비성 산업등에 대한 은행대출 중단등 총수요 억제정책을 실시한데 있으며 둘째는 미 경제침체에 따라 수출 증가율이 급속히 저하한데 있다.
정부가 긴축정책 강화와 함께 재벌 규제책을 추진한 결과 기업가들의 투자의욕이 꺾여 경제활력이 약화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나 국제수지는 정부가 예측한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중장기적으로는 계속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투자활성화 및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향상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대만과 같이 다품종을 소량생산하는 체제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진공업국들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중공무역이 증가돼야 한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은 우선 수입을 억제해야 한다. 기계플랜트등 국산대체가 급선무이며 원유수입을 줄일수 있는 여지도 많다.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는 저축증대·소비억제다. 가계저축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앞서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이 불가결하다.
한국경제는 일시적·구조적·단계적 난제들이 중복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대만>
금년도 경제성장 목표(7.5%)달성은 매우 어렵다. 대외무역이 크게 준것도 문제이지만 기업의 투자의욕이 저하되어 경기가 곤두박질 치고있다.
기업의 의욕상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생산 코스트의 증가에 있다.
예를들면 중공과의 간접무역에서 정부 태도가 분명치 않은데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크며 작년에는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을 크게 웃돌아 기업이윤이 떨어졌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만화페(원)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어 수출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중공과의 경쟁품목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증가, 대만기업인들이 투자의욕을 잃고있다.
대만정부는 침체국면에 빠지고 있는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즉 ①산업용 전력요금 20%인하 ②산업용 유류가격을 1kℓ당 2백원(약4천8백원), 발전용 유류는 1백원(약2천4백원)씩 인하 ③기계설비 수입관세 유예 ④공공기업 실비투자 증가등이다.
대만은 무엇보다 중공과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재현의 GNP대비 0.92%에서 2%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싱가포르>
불황이 가장 심각한 싱가포르는 올해 경제위원회를 설립, 단기적인 경기종합대책을 시행하고있다.
첫째 항만·전기통신·항공관계사용료를 인하하고 상공업관계 고정자산세중 일부를 분할해서 납부하며 기업금융제도의 금리를 인하했다.
둘째 부동산 공급과잉이 안되도록 공급계획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중기대책으로는 서비스부문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는 제조업부문의 첨단산업화를 서두르고 투자유치 전략으로 자본 및 지식집약적 업종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내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갖가지 정부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및 재정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감세나 요금인하 등으로 기업부담이 줄어들고 공공사업의 조기집행으로 중소기업들이 구제될 전망이며 내수동향으로 보아 미국경기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 한 싱가포르 경기는 연내에 되살아날 가능성이 보인다.
정부는 2∼3년의 조정기간을 거쳐 조선·정유공장등 과잉설비를 폐기, 경쟁력을 회복시킨다는 복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중공과의 경제관계확대에 적극적이다.

<홍콩>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측되었던 7%에서 4∼5%로 하향수정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신흥공업국 보다는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
우선 대중공수출(재수출포함)이 대미수출 물량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동안 동요되었던 주가·물가·실업률·부동산시황이 작년9월 홍콩반환 협정조인이래 안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공수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는 대미수출과 같은 수준인 3백25억 홍콩달러(약42억달러)에 이르렀다. 하반기에는 미국경제의 감속과 미 젱킨즈법안 및 중공의 긴축정책으로 수츨전망이 어둡다. 그러나 건설 및 개인소비가 계속 늘어나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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