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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의 리우 출사표…한 장 남은 와일드카드, 석현준이 히든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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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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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같은 실수는 두 번 다시 안하겠다.”

손흥민·장현수는 합류 일정 확정
8강 분수령 될 독일전에 총력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다짐이다. 한국을 이끌고 8월 리우 올림픽에서 상위권 입상을 노리는 신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결승전에서 일본에 역전패한 경험이 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은 ‘숙적’ 일본에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신 감독은 “중앙 수비수 한 명이 일본의 강한 압박에 크게 당황하길래 교체하려 했더니 ‘끝까지 뛰겠다’고 하더라. 마음이 찡해서 계속 뛰게 했는데 결국 3실점한 빌미가 됐다. 감독이 ‘정’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을 만난 지난 17일은 리우 올림픽 피지와의 1차전을 딱 50일 앞둔 날이었다. 올림픽팀은 조별리그에서 피지·독일·멕시코와 C조에 속했다. 신 감독은 “최약체 피지가 3전 전패, 나머지 3팀이 나란히 2승1패를 거둘 경우, 한 팀은 2승1패를 하고도 8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 우리 조가 죽음의 조나 다름없다. 8월8일 독일과의 2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7일 올림픽 최종명단(18명) 발표를 앞둔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 3명에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과 중앙수비 장현수(25·광저우 부리)를 낙점했다. 신 감독은 “토트넘이 7월26일 유벤투스(이탈리아), 2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친선경기를 치른 뒤 손흥민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흥민이가 7월31일 브라질에 도착하더라도 일주일이면 회복할 수 있다”며 “흥민이가 최근 A대표팀에서 부진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그에게 오른쪽 날개를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또 “장현수는 7월23일 중국 리그 경기를 마치고 합류한다. 나머지 와일드카드 한 장은 공격수 석현준(25·FC포르투)을 머릿 속에 그리고 있다. 공격수 황의조(24·성남)도 후보 중 하나다”고 말했다. 석현준은 지난 6일 A대표팀 소속으로 체코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성인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당시엔 기성용(27·스완지시티)·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을 비롯해 멤버들의 면면이 화려했다. 반면 이번 올림픽팀은 역대 최약체란 평가를 받는다.

신 감독은 “우리팀은 지금까지 딱 두 번 졌다. 우리 수비가 왜 약한가”라고 반문했다. 2015년 3월 출범한 신태용호는 총 25경기에서 15승8무2패를 기록했다. 프랑스·덴마크와 비겼고, 알제리를 두 차례 완파했다.

형님격인 한국 A대표팀은 지난 2일 스페인에 1-6으로 대패한 뒤 6일 체코를 2-1로 꺾었다. 신 감독은 올림픽팀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형들이 스페인전에선 왜 실패한 것 같은가. 우리 선수들은 서로를 못 믿고 횡패스만 남발한 반면 스페인은 동료를 믿고 발 밑으로 공을 찔러줬다. 그런데 체코전에서는 달라졌다. 우리도 독일 같은 강호를 상대로 자신감 있게 하자.”

신 감독은 프로축구 성남 감독 시절 친근한 ‘형님 리더십’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올림픽팀 선수들과도 목욕탕에 함께 들어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장난을 친다. 대회를 마친 뒤 “술 한잔 사달라”는 선수도 있었다고 신 감독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만약 올림픽에서 일본과 재대결한다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신 감독은 한 마디로 답했다. “가만 안 놔두지.”

성남=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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