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나』의 「율·브리너」사망 불치선고받고도 뮤지컬 출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영화 『왕과 나』로 국내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머리명우 「율·브리너」 가 10일 상오1시 (현지시간)지병인 폐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뉴욕의 코널 메디컬센터에서 사망했다. 65세.
그의 대리인은 『그가 주치의를 놀라게할 정도의 위엄과 용기를 가지고 죽음에 임했다』 고 전했다. 그의 임종은 네번째 부인인「캐시·리」 여사와 4명의 자녀가 지켜봤다.
「율·브리너」 가 폐암선고를 받은것은 지난 83년9월. 하루에 5갑의 담배를 피울만큼 애연가였던 그는당시 『앞으로 4년6개월밖에 살수없다』 는 충격적인 선고를 받았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투지로 병마와 싸워 기적적으로 회생, 이듬해 8월부터 LA·뉴욕에서 뮤지컬『왕과 나』 의 무대에 다시섰다.
그는 지난6월30일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왕과 나』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은퇴했다. 관객들은 암과의 투쟁을 이기고 무대를 뗘나는 그에게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51년3월29일 초연된 뮤지컬 『왕과 나』 에서 주인공인 「샴」왕역을 맡은후 이날까지 무려 4천6백25회나 이 역을 해왔다.
상대인「안나」 역을 맡은 여배우는 그동안 12번이나 바뀌었다.
그는 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왕과 나』 를 비롯해『십계』 『황야의 7인』『대장 부리바』 『여로』등 30여편의 영화로도 우리팬들에게 잘 알려져왔다. 이제 세계의 영화팬들은 스위스태생의 몽고인 아버지와 짚시인 어머니사이에 태어난 이 대머리 배우를 영원한 추억으로 돌리게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