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뿌려 어머니 금고 턴 10대 아들 입건

중앙일보

입력

친구들과 함께 어머니 금고에서 돈을 훔친 철없는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0일 자신의 집 금고에서 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이모(16)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군은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자신의 집에서 친구 1명과 어머니 A씨(45)가 금고에 보관해 놓은 1만엔권 엔화 180장과 5만원권 40장 등 현금 22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군은 금고 잠금장치 숫자 버튼에 밀가루를 뿌리고 가루가 사라진 곳을 찾아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군의 친구 김모(16)군 등 3명은 이군이 현금이 든 가방을 맡기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만엔권 엔화 108장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훔친 돈으로 오토바이와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은 현금 1800만원을 압수했다.

이군이 훔친 돈은 A씨가 일본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3남매의 교육비였다. 일본인인 A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서 생활하던 중 최근 남편이 암으로 숨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보관 중인 돈을 이군의 대학등록금 등으로 쓸 계획이었다. 이군은 경찰조사에서 “용돈이 부족해 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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