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중징계"싸고 씨름계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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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4일 제8회 천하장사대회 결승에서 빚어진 이만기(이만기·22·경남대)의 돌연한 퇴장사태와 관련, 협회의 징계문제를 놓고 씨름계가 크게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한씨름협회는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 5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만기의 중징계를 결정, 이만기에 벌금 1천만원을 부과하는가 한편 이번 천하장사대회에 참가한 이의 경기성적과 2위 상금 1천만원을 몰수키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이만기의 퇴장을 종용한 황경수(황경수) 코치에게는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며 중앙일간지에 5단 이상의 사과문을 게재토록 결정, 이가 오는 30일까지 벌금을 내지 않거나 사과광고를 게재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영구 제명키로 했다. 이날 이사회가 사과문게재를 요구한 것은 황코치가 퇴장 후 보도진들에게『현 집행부가 고의로 이선수를 거세하려고 하고 있다』는 등 협회를 비방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때문이다.
협회의 이러한 강경 방침에 대해 이만기측은 잘못은 인정, 사과하겠지만 협회의 이같은 중징계는 가혹한 형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의 후견인이기도한 작은형 이영식(이영식·33)씨는『당시의 잘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만기가 크게 뉘우치고있다』고 전하고『상금몰수는 감수해야겠지만 벌금1천만원에 사과문게재요구는 차라리 선수생활을 그만두라는 형벌이 아니겠느냐』며 협회의 재고를 요망했다.
한편 이만기 본인은 지난5일 하오 고향인 마산에 도착, 일체의 외부접촉을 금하고있는 상태.
이에 대해 김동수(김동수) 씨름협회장은『협회결정은 내년 프로씨름의 출범을 앞두고 씨름판의 위계질서 확립을 위한 부득이한 조처』라고 말하고『이 결정은 협회의 대의(大義) 에 따른 것인 만큼 철회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씨름계 일각에서는 이만기에 대한 동정론이 나돌고 있다. 『결승에서의 돌연한 기권은 팬들을 등지고 씨름열기에 물을 뿌린 격이 되었지만 퇴장이 본인의 뜻이라기보다 코치의 종용에 의한 것이었고 1천만원 벌금이란 전례도 없고 국내현실로 보아 상상키 어려운 것』이라고 전제, 일부 씨름인들은『협회의 일벌백계 뜻은 이해하지만 교각살우(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문지상 공개사과 요구는 학생신분인 이에게 지나치다는 것이 중론.
이제까지 국내스포츠 벌금최고액은 지난82년 프로야구 백인천(백인천·당시 MBC청룡) 감독에게 내려진 1백만원 이었다.
이만기는 7일하오 상경,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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