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연극의 개척자-85세로 타계한 서환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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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어제 85세를 일기로 타계한 서환석씨는 한국연극계의 선구자이며 산증인이었다.
함남 홍원이 고향인 서씨는 29년 동경대 독문과를 나와 동아일보기자 및 학예부장을 지냈다.
31년 유치진·이헌구씨 등과 함께 극예술연구회를 조직하면서 무대예술 전반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무대예술분야의 공적은 31년 한국 신극운동의 중심세력을 구축한 극예술연구회에서 시작해 37년 삼성영화사창립, 40년 조선예흥사주간, 극단 「창조」 창단, 해방 후에는 대한국악원 이사장, 문총최고위원, 한국독일문예회 회장, 중앙국립극장장 등으로 연극·영화·가극·국악 등 여러 분야에 걸쳤다.
무대와 함께 예술교육에도 앞장서 서라벌예대에서 많은 제자를 길러내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콩쥐팥쥐』『견우직녀』 『심청』 『금단의 화원』 등의 자작연출이 있고 번역극 연출에는 『유아나』 『신앙과 고향』 『파우스트』등 수십편.
대한민국건국문화장·서울시문화상·예술원상·대한민국문예상 등을 비롯해 70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독일정부로부터 「괴테」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은『파우스트』. 그가 번역·연출한 국내 초연무대였는데 수준 높은 무대, 깊이 있는 해석, 열띤 관객반응을 얻은 우리 무대의 큰 수확으로 평해지고 있다.
반세기 이상을 연극과 살아온 서씨는 『한국연극사』 등의 저서도 남겼다.
서씨의 타계소식을 들은 연극인 이해랑씨(70·예술원회장)는 『사재를 털어 가면서 우리 연극의 현대화운동을 추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우리 연극계의 큰 기둥이 뿌리째 뽑힌 아픔이다』라고 말했다. <양헌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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