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연 1% ‘턱걸이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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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년 만기 예금금리가 연 1%를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2일 “이르면 13일부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를 0.05%~0.1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우대금리 제외)는 1.05%로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금리를 인하하되 고객이 받아가는 금리가 0%대는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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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도 13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인하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를 0.1~0.2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의 대표적 예금 상품인 웰리치주거래 예금의 금리는 연 1.6%에서 1.4%로 낮아진다. 다른 시중은행도 예적금 금리 인하를 검토중에 있다.

시중은행 최대 0.25%P 인하 계획
대출금리도 2% 중반까지 내릴 듯

다만 아무리 예금금리가 낮아져도 1년 만기 기준 예금 금리가 0%대로 쉽게 떨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1% 미만으로 내려가면 소비자의 심리적인 금리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 소득세(15.4%)를 부담해야 하는데다 물가 상승률이 연간 0.7~0.8% 수준이기 때문에 1% 이자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해 2%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을 취급하는 16개 은행의 절반의 평균 금리가 2%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가계 빚을 늘리기보다 가계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기가 악화 되면서 가계 부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가 낮을 때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빚을 줄여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문진혁 세무팀장은 “대출 금리가 낮다고 해서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저금리에 맞게 눈높이를 낮춰 상가 투자나 해외 비과세 펀드 등 예금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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