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TV방송 역기능컸다|방번위 "계층간 위화감 조장·행락심리 부추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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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여름 피서철 TV방송에서 일부 프로가 피서행락심리를 지나치게 자극하거나 계층간에 위화감을 주는등 공영방송으로서의 공공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방송심의위원회는 「피서철 TV방송성향분석」결과를 발표, 『양TV의 일부 프로가 피서장면의 과다한 화면구성, 바캉스붐을 부추기는 듯한 표현과 음향효과, 「여름-피서-바캉스-유흥」이라는 관념을 심어주는 분위기등으로 피서를 비생산적 유흥이나 과시적 소비로 인식시키고 계층적 위화감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방송심의위원회는 KBS와 MBC-TV에 이의 시정을 촉구하는 「일반권고」조치를 통보했다.
방송심의위원회가 지난7월 2주동안 51개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인 내용이 77건으로 긍정적인 내용(50건)보다 27건이나 더 많았다.
부정적인 내용 77건을 방송사별로 보면 KBS제1TV가 5건(45. 4%)으로 으뜸이고 MBC -TV(16건), KBS 제2TV(15건)의 순.
내용별로는 피서심리유발이 31건으로 으뜸이고 다음이 건전생활기풍저해(9건), 선정적 화면처리(4건)등의 순이다.
대상프로의 편성현황은 보도프로가 53건으로 부정적인 내용이 가장 많았고 교양프로가 23건, 오락프로가 1건이었다. 특히 교양프로의 경우 부정적인 내용이 긍정적인 내용보다 3건이 더 많아 교양프로의 비교양화현상을 증명했다.
보도프로내용중 「호텔옥외수영장시민 많이 찾아」「백화점, 여름용품 고르는 시민들로 크게 붐벼」등과 같은 표현은 과잉소비나 사치성향을 조장할 우려가 있고, 노출이 심한 비키니나 핫팬티차림의 여성을 클로스업시킨 잦은 화면구성도 공영방송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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