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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사용설명서] 골고루, 조금씩, 쉬어가면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5면

어느 시대에나 괴담은 존재했습니다. 음식 괴담도 그중 하나입니다.

음식 괴담은 최근 들어 더 자주 출몰합니다. 때로는 설탕이, 때로는 우유가, 심지어 건강식품으로 꼽히던 현미와 토마토까지 괴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커버스토리에서는 이 음식 괴담이 왜 이렇게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괴담의 주인공이 된 음식들의 누명도 벗겼습니다.

송정 기자가 수많은 음식 괴담을 취재한 끝에 내린 결론은 골고루, 그리고 조금씩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영양 과잉 시대엔 뭔가를 집중적으로 더 많이 먹는 것보다 소량을 골고루 먹는 게 훨씬 건강에 좋은 일입니다. 최근 설탕이 건강을 해친다며 설탕 섭취를 줄이자는 캠페인까지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설탕이나 과일이나 밥이나 빵이나 인체에 흡수되고 나면 모두 같은 포도당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설탕의 당은 안 되고 쌀이나 과일의 당은 괜찮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맘 편히, 조금씩 골고루 먹는 것이 답인 듯합니다.

영양만 과잉이 아닙니다. 현대인은 정보 과잉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밀려오는 외부 정보와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도 그 원인 중 하나일 것 같네요. 하지만 ‘똑똑한’ 스마트폰도 일정 시간 충전을 해야 하는 것처럼 사람의 뇌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쳐버립니다. 뇌가 지치면 평소 친절한 사람이라도 공감 능력이 떨어져 거친 말이 나오고 분노 조절이 잘 안 됩니다. 아무리 시간 들여 일을 해도 진전이 없는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윤대현 교수가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내린 해법은 하루 10분이라도 외부와 단절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겁니다. 일주일에 3편의 시를 읽으라는 처방도 있네요. 혹시 요즘 짜증과 불안이 밀려온다면 천천히 시를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세요.

그러고 보니 4면 ‘이슈 클릭’은 24시간 쉬지 못하고 공부하는 대치동 학생들의 이야기네요. 오후 10시 학원이 끝난 후에도 공부를 위해 다시 인근 카페로 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새벽 1~2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가는 학생에게 기자가 “잠은 언제 자냐”고 물으니 “학교에서 자면 된다”고 했답니다. 씁쓸한 현실입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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