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은 모두 침착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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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항공 점보기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승무원 「오찌아이」(낙합유미·26)양 은 16일 입원중인 후지오까(등강) 병원에서 비행기 추락직전 공포의 순간을 낱낱이 설명했다.
다음은 「오찌아이」 양의 2차증언 내용이다.
-지금 상태는?
▲괜찮으나 허리가 좀 아프다.
-사고직후 기내 분위기는 어땠는가.
▲『으악, 엄마야, 살려줘』하는 비명과 절규로 완전히 공포의 도가니였다.
-비행기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을 때 승객들은 어땠는가.
▲모두들 자리에 앉아서 벨트를 매고 지시에 따랐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구명대를 착용하라는 지시가 나왔을때 승객들은?
▲구명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고 착용자도 팸플릿을 보면서 침착하게 있었다. 옆사람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급강하시는?
▲모두들 충격방지 자세로 발목을 잡고 웅크리고 있었다.
-비상사태를 알리는 방송내용은?
▲승무원의 방송은 아니었다. 산소마스크가 나오면서 방송용 녹음테이프가 자동적으로 돌아갔으며 승무원이 구명대 착용을 지시했다. 관제탑과 교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십시요』하는 등의 방송이 있었다.
-추락시의 기분은?
▲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어떻게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태였다. 발목을 잡고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어 옆에서 무슨일이 있는지 몰랐다.
-자신은 어떻게 해 살았다고 생각하는가.
▲모르겠다.
-추락후 잠이 들기까지 무엇을 생각했으며 어떤 기분이었는가.
▲입을 벌리고 있으니까 입안으로 모래가 들어와서 모래 없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려고 몹시 애를 썼다. 목이 말라 헬리콥터에 손을 흔들었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또 헬기가 오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구조됐을 때는?
▲『괜찮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몸이 아파 어떻게 될까, 나자신도 알수 없는 상태였다.
한편 「오찌아이」양은 비행기가 추락한 직후 『몇명의 아이들이 생기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으나 차츰 목소리가 희미해져갔다』고 말함으로써 구조대가 현장에 좀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생존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었음을 암시했다.<동경=최철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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