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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엘피로 듣는 요한나 마르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의 클래식 전문 매거진 ‘그라모폰’의 지난 5월호 표지는 지휘자도 성악가도 연주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라모폰은 까만 색의 엘피(LP)를 표지모델로 삼았죠. ‘엘피의 귀환(The Return of The LP)‘이 커버스토리였습니다.

현재 음악시장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원과 CD, SACD, DVD, 블루레이 등의 피지컬 음반으로 발매 형태가 나뉩니다.

CD의 등장과 더불어 저무는 듯했던 엘피는 CD 박스세트와 더불어 점점 발매량을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잡음과 먼지가 연상되는 엘피는 CD에 비해 귀찮지만 확실히 매력 있습니다.

큰 재킷은 시각적인 만족이 크죠. 카트리지와 턴테이블에 따라 바뀌는 음질의 마술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나이 먹고 상처 입어가는 나만의 매체라는 점도 애틋합니다.

오늘 아침은 왠지 엘피를 듣고 싶군요.

요한나 마르치가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소나타 1번 중 2악장 ‘푸가, 알레그로’입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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