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대미 흑자의 청구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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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미 FTA의 이행 상황에 적잖은 불만을 지닌 모양입니다. 올들어 우리의 시장개방 수준이나 환율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라클에 대한 공정위 조사에 대해 미 상무차관이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미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국의 FTA 이행이 미흡하다고 주미 한국대사에게 항의했습니다. 이어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내일 세계경제연구원 강연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 말씀 하겠다 합니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는 259억 달러입니다. 한미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16억 달러에 비해 배 이상 커졌습니다. 이게 미국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듯합니다. 게다가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으니 우리로선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FTA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괴담도 나옵니다. 미국 사회에서 고개를 든 내셔널리즘이 이제 한미 무역전선에 심상찮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흑자에 대한 미국측 청구서가 곧 날아들 판입니다.

새만금을 집중 해부한 중앙일보의 기획기사를 보셨는지요. 1987년 노태우 민정당 대선 후보가 호남 민심에 어필하기 위해 내놓은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입니다. 지난 29년간 부지 조성, 방조제 물막이 공사 등에 6조7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사업부지 매립도 못 끝냈습니다. 투자 유치는커녕 들어오기로 한 기업도 떠나는 투자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표를 노린 무책임한 개발공약의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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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발사하다 실패했다 합니다. 우리 군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으니 공중으로 높이 뜨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이후 오늘까지 네 번 무수단을 쐈다 실패했습니다. 그렇다고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별거 아니라고 안심할 게 아닙니다. 계속 발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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