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따라 떠난 극작가 이남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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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드라머 『여로』의 극작가 이남섭씨 (51)가 2일상오 지병인 골수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집안의 애틋한 사연에 방송가가 모두 애처로와하고 있다. 61년 KBS-TV 개국과 함께 방송에 투신,연출자겸 극작가로 30여편의 드라머를 제작한 이씨는 부인인 탤런트 김난영씨가 신장암으로 세상을 뜬지 5개월만에 역시 암으로 아내를 뒤따랐다.
81년말 아내가 암선고를 받자 각종 암서적을 읽어가며 3년반동안 아내의 투병생활을 현신적으로 뒷바라지한 이씨는 정작 자신의 골수암은 모른체했다.
이씨는 자신보다 한해늦게 KBS 1기탤런트로 입사한 김난영씨와 연출자와 연기자로 접촉하다가 63년에 결혼했다. 20여년의 결혼생활동안 금실이 매우 좋았으며 서로의 작품과 연기를 평가해주는 모범적인 방송인 부부도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나와 프랑스에 유학한 이씨는 방송에대한 정열이 대단해「독종」이 자신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KBS-TV의 『여로』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머로 기억되고 있다.
불과 5개월만에 고아가 된 1남2녀중 큰딸 미경양 (22)이 지난 4월27일 KBS 제11기 탤런트로 입사, 부모의 뒤를 이었다. 이씨의 장례식은 국내최초의 방송인장으로 4일상오10시 서울여의도 KBS별관에서 거행된다. 연락처434-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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