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주포럼] 테슬라 “AI 주행, 사고 제로 전기차 내놓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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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모터스의 공동창업자인 J B 스트라우벨 최고기술책임자가 27일 제주국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특별세션에 참가했다. 그는 전기차 엔지니어링?설계를 총괄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제주포럼 마지막 화두는 혁신이었다.

제주포럼 마지막날 특별세션

전기차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J B 스트라우벨은 27일 ‘전기차가 몰고 올 생활혁명’을 주제로 한 특별 세션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자동주행 기능 도입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멈추는 전기 차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어 사고율을 0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론 생산력 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지난 3월 공개한 모델3에 40만 대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력에 우려가 커진 데 대한 답이다.

이와 더불어 주요하게 다뤄진 코드는 문화였다. 국제 문화운동단체인 월드컬처오픈(World Culture Open·WCO)이 주관해 이날 오후 열린 문화 세션에선 최연소 제주 해녀 강경옥(37)씨와 미국 ‘제로 웨이스트’ 활동가인 로런 싱어 등 ‘컬처 디자이너’ 대표가 참석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내가 꾸는 꿈’을 주제로 대화했다. 25일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11회 제주포럼은 이날 막을 내렸다.


“테슬라 자율차 AI에 매일 160만㎞ 주행데이터 넣고 있다”



| 테슬라 공동창업자 스트라우벨
“완벽한 친환경 기업 되기 위해
전기 생산과정서도 오염 없애야
4000만원 테슬라 모델3 내년 출시
한국엔 충전소 늘린 뒤 도전할 것”

“테슬라는 지금까지 출시한 차(로드스터·모델S·모델X)로 전기차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는 모델3(2017년 출시)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어 환경을 보호할 것이다.”

J B 스트라우벨(41) 테슬라모터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27일 열린 특별세션 자리에서다. 테슬라모터스의 공동창업자인 스트라우벨은 엔지니어링과 설계를 총괄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008년 그를 ‘전 세계 35세 이하 기업인 중 가장 혁신적인 인물’로 꼽았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대담 형식으로 이뤄진 세션에서 스트라우벨은 “처음 전기차를 만들 때 많은 사람이 비웃었지만 이제는 100년 역사를 가진 자동차 브랜드까지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의 효율성에 주목할 때 테슬라는 전기모터가 가진 성능에 주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최고 시속 200㎞ 이상 달리는 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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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우벨은 “테슬라가 완벽한 친환경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기나 배터리 생산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생산된 전력을 보관했다가 필요한 순간 꺼내 쓰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또 “전기차로 탄소 배출은 줄였지만 여전히 전기의 생산 과정에서 환경이 오염된다”며 “태양열·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 보급이 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ESS 기술이 필수다”고 강조했다.

스트라우벨은 “하와이에서 진행한 실험을 참고할 때 제주도 역시 친환경 도시로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하와이는 2021년까지 사용하는 모든 전력의 5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하와이의 태양광 전력은 피크 때 전력 수요의 10%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트라우벨은 테슬라·제주도·하와이 같은 사례가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화석연료 고갈을 두려워했지만 이제 신재생 에너지로 더 싸게 에너지를 얻고 있다 ”고 강조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테슬라모터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3~4년 내 완벽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스트라우벨은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경쟁이 치열하다. 테슬라도 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는 하루 100만 마일(약 160만㎞) 주행 데이터를 저장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100만 마일은 개인이 평생 운전해도 달성하기 힘든 거리”라고 말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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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모델3 출시를 기점으로 한국에도 진출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대해 스트라우벨은 “전기차의 성공은 인프라 구축을 전제로 한다”며 “한국에 충전소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고 수퍼 차저(테슬라 전용 충전기) 보급을 늘린 다음 한국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미 미국에서는 3~4시간 주행 후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원 제주지사는 “제주도와 테슬라의 비전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친환경 미래를 만드는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특별취재팀=이지영·이동현·전수진·박성민 기자, JTBC 박성훈 기자, 중앙데일리 김사라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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