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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이 입당 권유…당시 정책 지향 달라 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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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민경욱 당 원내대변인 등 여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정진석 “전직 대통령 문화 정착시킬 때”

여권 인사들은 지난해 김무성 전 대표가 참석했을 때 추모객들로부터 야유와 욕설을 듣고 물세례까지 받았던 전례가 있는 만큼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큰 충돌은 없었다. 지난해 당시 김 대표를 향해 날 선 추도사로 직격탄을 날렸던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도 이날은 정치적 발언을 삼갔다.

당시 노씨는 “‘노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김 전 대표가) 피 토하듯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반성도 안 했다”고 면전에서 김 대표를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에게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을 같이했든 달리했든 우리나라 최고지도자이자 최고정책결정자로서의 대통령은 큰 역사고 큰 의미”라며 “전직 대통령 문화를 정착시킬 때가 됐다”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상정됐을 때 정 원내대표는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2005년 공주-연기 국회의원 재선거를 하게 됐을 때 노 전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당시 노 대통령이 (김우식) 비서실장을 보내 저에게 열린우리당 입당을 권유했다”며 “그때 노 대통령의 정책적 지향과 일치하지 않아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일화가 생각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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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내대표는 “(2003년)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제가 TV 토론에 나가 몇 가지 주장을 했는데 그걸 보시고 다음 날 아침에 직접 전화를 주셨다”며 “식사 한 번 같이하자고 해서 함께 식사하고 토론한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자유민주연합 소속 의원 시절이던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야당으로선 유일하게 동행한 적도 있다.

추도식 내내 정 원내대표는 무거운 표정이었다. 5·18기념식 때는 주먹을 흔들며 힘차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으나 이날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해=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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