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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비박계 내부 총질 묵과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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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무산 사태 이후 비박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친박계에선 “불만이 있으면 다른 살림을 차리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우택 “정계개편 현실화할 수도”

친박 핵심 관계자는 17일 “비박계가 새누리당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다른 살림을 차리라”며 “그들이 당을 나가도 하나도 안 무섭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원장이 어제 첫 회의를 하면서 노골적으로 청와대를 비난했다”며 “내부를 향해 ‘총질’하는 비박계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에 움직이게 됐다”고 말했다.

범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러다 비박계가 대거 탈당해 ‘제4당’ 성격을 띤 연합체를 구성하는 ‘연말 정계 개편설’이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신의 정치’란 말도 다시 나왔다. 한 친박계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그동안 당 비대위와 혁신위 구성을 독단적으로 결정한 정 원내대표의 자업자득”이라며 “최근 그의 행태는 자신을 뽑아준 친박들을 배신한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친박계이장우 의원은 “이미 ‘유승민 복당’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고 여권의 공감대가 형성됐는데도 정 원내대표가 유 의원의 측근 그룹(이혜훈 당선자, 김세연 의원 등)을 당 비대위에 서둘러 인선한 것은 많이 아쉽다”며 “김용태 혁신위원장 인선도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친박들은 계파를 배려한 비대위를 새로 구성해 다시 전국위를 열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들은 비박계가 요구한 ‘당선자 총회’를 열 경우에도 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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