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오래된 사람 솎아라" 조강특위 물갈이 예고…당·대권용 ‘알박기’ 쳐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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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1차회의가 16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인사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오전 전당대회와 내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 조직을 대폭 정비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조강특위 회의에 참석해 “내년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행 조직을 어떻게 정비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지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가급적 너무 오래 (지역위원장) 직을 갖고 계신분들을 솎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패한 지역구에 대해서는 엄밀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위원장이) 오랫동안 (직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했음에도 (선거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한 뒤 “정당이 오랫동안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면 유권자에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인만큼 ‘누구사람이니 봐줘야 한다’는 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의 지역위원장 유지 여부를 냉정하게 검토해 대폭 물갈이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4·13 총선 유세 기간 동안 지역을 다니면서 후보자 중 선거 당선이 아니라 단순히 지역 위원장을 목적으로 한 후보들을 많이 봤다. 대표가 직접 ‘계파에 속해 지역위원장만 노리는 사람들을 솎아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배경”이라며 “당권·대권을 앞두고 자기 세력이 유리해지기 위해 자기편을 이 곳 저 곳 많이 박아 놓은 사람들을 쳐내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이재경 대변인도 “김종인 대표가 조강특위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첫 회의에서 방향성에 대해 강한 주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을 맡은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다음달 말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번에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선거 직전 당이 분열하면서 조직 이반과 균열도 굉장히 심각했고 그 과정에서 선거를 치르다보니 훌륭한 분들을 모시는 부분에서도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강특위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직을 일신하고 새로 필요한 분들을 잘 모셔서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개인적인 인연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당과 우리당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국민에게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호남 지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선거에서 나타난 떠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지역위원장에서부터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강특위 위원인 전현희(재선ㆍ서울 강남을) 당선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호남은 좀 각별하게 여러 상황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는 이수진 전 연세의료원 노조위원장과 박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부설 성평등연구소장을 조강특위 위원으로 추가 임명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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