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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스쿨 입시에 블라인드 면접 도입, 면접 비중 줄이고 LEET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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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부터 면접위원에게 응시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무자료) 면접’이 도입된다. 입학 전형에서 면접ㆍ자기소개서의 비중은 줄고 법학적성시험(LEET) 등의 반영 비율은 늘린다. 그간 상당수 로스쿨이 공개하지 않았던 전형요소들의 실제 반영 비율과 합격자들의 평균 성적도 공개한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개선안 논의…13일 총회서 확정 예정
면접위원 1/3은 교외 인사로, 부모 신상 금지·제재 조항 의무화
전형요소의 실제 반영 비율, 합격자 출신·성적도 공개 추진

12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이와 같은 내용의 입학전형 개선안을 마련해 전국 로스쿨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13일 총회를 열어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의회가 마련한 개선안은 ‘현대판 음서’, ‘깜깜이 입시’라는 비판을 받았던 로스쿨 입시의 공정성ㆍ투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달 초 교육부가 지난 3년간 로스쿨 합격자의 자기소개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부모ㆍ친인척이 법조인ㆍ시장이라는 신상 정보를 밝히고도 합격한 지원자가 24명에 이르렀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으로 로스쿨은 전체 면접위원의 1/3 이상을 외부(교외)에서 충원한다. 방식도 ‘무자료 면접’으로 바뀐다. 과거와 달리 응시자의 성명과 출신학교ㆍ전공은 물론 자기소개서ㆍ학업계획서 등 서류 자료도 제공하지 않는 방식이다. 아울러 부모ㆍ친인척의 성명ㆍ직장 등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지원자에 대한 탈락ㆍ감점 처리가 가능하도록 입시 요강에 제재 조항을 만든다.

개선안은 면접ㆍ자기소개서ㆍ학업계획서 등 ‘정성평가’의 비중은 낮추고 LEETㆍ공인어학시험ㆍ학부성적 등의 ‘정량평가’ 비중은 높인다는 내용도 담았다.

입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면접ㆍLEET 등을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실제 비율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금도 전형요소에 따른 명목적인 반영 비율을 밝히고 있으나, 기본점수나 구체적인 점수 환산 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응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아울러 합격자의 출신 학부ㆍ전공, LEETㆍ공인어학시험ㆍ학점 등 정량평가의 평균 합격선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형 결과를 사실상 공개하지 않아 ‘좋은 성적을 갖췄어도 떨어졌다’는 로스쿨 응시자의 불만과 오해가 많았다. 로스쿨의 역사가 깊은 미국도 합격자 성적을 공개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자교 출신 수험생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을 받고 있던 ‘우선선발’ 제도는 폐지한다. 모든 지원자를 동일한 전형요소와 반영 비율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전년도(2016학년도) 입시에선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ㆍ성균관대ㆍ이화여대 등 5개 대학이 우선선발 제도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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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각 대학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안을 다음달 말 발표 예정인 2017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협의회 측은 이와 별도로 고충처리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협의회 측은 “로스쿨 재학생은 물론 응시자나 불합격자의 고충과 문제제기를 접수해 조사하는 일종의 자정기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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