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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프리미엄 TV 기술력 경쟁 재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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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현석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차세대 TV'를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일 “올레드(OLEDㆍ유기발광다이오드)로 대형 TV를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올레드가 대형 TV에서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수명과 잔상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레드 대형 TV는 LG전자가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는 제품이다. 업계는 이 발언을 삼성전자가 미래형 TV 시장에서 '마이웨이'를 선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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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SUHD TV

삼성전자는 미래형 TV 기술로 '퀀텀닷(quantum dotㆍ양자점)'에 주력하고 있다. 퀀텀닷은 초미세 반도체 입자로 '색을 내는 반도체'로 불린다. 머리카락 굵기 수만분의 1에 불과한 입자를 코팅한 디스플레이에 전류를 흘리는 방식이다. 각 입자의 크기를 달리해 배치하고 이 입자들이 뿜어내는 파장의 크기를 달리해 색의 농담(濃淡)을 표현한다. 입자와 파장의 크기를 달리하면 매우 다양한 색상을 재연할 수 있다.

김현석 사장은 "자연의 원색에 가장 가깝게 표현하는 기술은 퀀텀닷 이상이 있을 수 없다"며 “3년 안에 퀀텀닷 기술이 현재 존재하는 모든 색 재현 기술을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퀀텀닷은 장점이 많다. 우선 발광 효율이 뛰어나 적은 에너지로도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의료ㆍ조명ㆍ태양광 산업에서 퀀텀닷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기물 소재라 수명 걱정도 없다. 삼성은 최근 북미 시장에서 2세대 퀀텀닷 SUHD TV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올레드 TV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OLED는 전기를 흘려주면 스스로 빛을 낸다. 소자는 R(빨강)·G(녹색)·B(파랑) 세가지로 구성되는데 각 소자들이 얼마나 빛을 발현하느냐로 색상을 표현한다. R(빨강)·G(녹색)·B(파랑) 모두 100%의 빛을 발현할 때 흰색을 구현한다. 올레드는 독특한 장점이 있다. 우선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 말거나 접을 수 있는 패널, 투명한 패널 등 다양한 미래형 디스플레이 구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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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 디스플레이의 LG전자의 울트라 올레드 TV

LG디스플레이 측은 올 투자금액(4조~5조원)의 60% 안팎을 올레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컨슈머리포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가전 리뷰는 현존하는 TV로서 가장 화질이 좋은 TV가 올레드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레드는 B(파랑) 소자의 수명이 다른 소자에 비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오래 사용하면 파란색 발현이 덜 되 색상이 번져 보이는 '번인(Burn-i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LG전자가 출시한 올레드 TV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흰색을 발현하는 백라이트 위에 R·G·B 소자를 배치(W-RGB 방식)하고 있다. 흰색을 낼 땐 백라이트만 빛을 내고 3색 소자는 작동하지 않도록 해 수명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백라이트가 있으면 화면을 휘는데 한계가 있어 LG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는 (RGB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일본 등이 일제히 올레드 TV 개발에 나선 것은 올레드가 프리미엄 TV의 진화 방향이기 때문"이라며 "LG가 개발한 WㅡRGB방식에선 특정 소자의 수명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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