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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VIP 히잡 쓰니 예쁘더라…남성 정상들보다 훨씬 큰 이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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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천정배 의원 지원유세 하는 천미성 서기관

박근혜 대통령이 찾은 이란의 한국대사관에는 여성 직원이 단 1명이다. 천미성(36) 1등 서기관으로, 1967년 한국대사관이 만들어진 후 첫 여성 외교관이다. 이란 현지에서 박근혜 대통령 방문을 준비해온 천 서기관은 바로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둘째 딸이다. 딸만 둘인 천 대표의 첫째 딸은 서울중앙지법 천지성 판사며, 둘째 딸이 천 서기관이다. 천 서기관은 주이란 대사관에서 2015년 8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국빈방문 준비 천미성 1등 서기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둘째 딸
“VIP 오셔서 총선 때 아빠 지원 못해”

천 서기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란 제재가 해제된 후 1주일에 2~3명의 해외 정상이 방문하다 보니 이란 사람들한테 정상 방문은 별일이 아닌 정도가 됐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신문 1면에 계속 보도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이란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크리스틴 디프랭 벨기에 상원의장이 다녀갔다 .

천 서기관은 “여성 대통령이 히잡을 쓰고 정상회담을 하니 남성 정상들보다 훨씬 이슈가 되는 것 같다”며 “어제 정상회담장에도 가 있었는데, 비록 저는 밖에서 의전을 챙겼지만 모든 게 잘돼 대단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천 서기관은 주이란 대사관 근무 전에 주중국 대사관(2013~2015년)에서 근무했다. 이때도 박 대통령이 두 차례나 중국을 찾았다. 이번까지 세 차례나 박 대통령 순방 관련 업무를 맡았던 셈이다. 박 대통령의 ‘말씀자료’ 초안 작성, 이란 정세 보고서 작성, 이란 측과 순방 프로그램 의전 문제 협의 등이 그의 업무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이란 방문에서 이란식 히잡인 ‘루사리’를 착용했다. 천 서기관은 “협의 과정에서 이란 측이 ‘우리가 박 대통령을 극진히 모시겠다. 우리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했다”며 “우리 VIP(박 대통령)도 히잡을 쓰니깐 예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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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쓴 천미성 서기관

여성인 천 서기관 역시 히잡을 쓰고 업무를 본다. 천 서기관은 “이란에 올 땐 박 대통령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아빠 선거(4·13 총선)에 가서 지원을 좀 해드려야 했는데, VIP가 오셔서 전혀 못 가봤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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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방문 중 이란 사람들에게 가장 관심을 끈 건 ‘문화외교’였다고 한다. 한국 문화 콘서트는 1200석 규모의 홀에서 진행됐는데 2500명이 방청을 신청했다. 천 서기관은 “이란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한다면서 꺼내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라며 “ 오래전에 방송됐던 대장금이나 주몽을 아직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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