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려나…분단40년의 한〃|「방문단」제의에 이북 5도청등 활기가 넘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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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밤잠을 설치다 고향꿈을 꾸었다.
12년만에 재개된 남북적십자회담서 28일 8·15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사업이 한적에 의해 제의되자 1천만실향민들은 분단 40년의 한이 이제나 풀리려나 벅찬 기대속에 설레고 있다.
실향민들은 북적측이 이번만은 참된 동포애로 정치선전의 유혹을 누르고 세계앞에 겨례가 하나로되는 첫걸음의 결실을 함께 맺기를 간절히 바랐다.
제의가 발표된 28일하오부터 이북5도청에는 실향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이북5도청과 1천만이산가족대회추진위원회등 단체는 방문실현에 대비, 지역별로 명단을 확인하고 군민회모임을갖기로 하는등 채비에도 부산한 움직임이다.

<이북5도>
이북5도청과 도민회가 자리잡은 서울장충동2가산5 통일회관은 29일 유기천평남지사, 이재석함남지사(53)등 간부들과 1백여명의 직원들이 나와 사방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에 바빴다.
평북도민회사무국장 김상국씨(60·평북박천군)는 『발표가 있은 어제 하오부터 전화가 쉴새없이 울린다』며『아직까지의 회담진전으로 보아 당장 고향을 찾기는 힘들것으로 보지만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않고있다』고 했다. 도민들의 전화는『정말 갈수있게 되느냐』는 문의에서부터『고령자순으로 가야된다』『환자부터 가봐야된다』『직계가족부터 찾아야한다』 등 의견 개진까지 갖가지.
평남대동군이 고향인 전석해씨(57·평남민보편집국장)는 72년당시 빛바랜 기사스크랩을 펼처놓고『북적측이 과거 헤어졌던 장소에서 만나도록 하자는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으나 이번에는 겨레와 세계를 실망시켜서는 안될것』이라고 말했다.
「월간이북공보」편집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로태씨(74·평남안주출신)는 28일밤 고향친구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며 『오래오래살다 고향에 꼭 가보자』고 다짐했다며 『이번에는 저들이 우리측제의를 꼭 받아줘야 할것』이라고 말하고는 고향생각에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북적 이종율단장의 고향인 길주의 인근 명천출신인 함북지사 김동석씨(58)는 『지금까지의, 북측태도로 보아 그들이 우리제의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무작정 부푼 기대를 삼가야한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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