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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테헤란에 장영실·육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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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근혜 대통령이 236명의 경제사절단과 1일(현지시간) 도착한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 이란. 경제외교를 표방했지만 박 대통령의 히든카드는 ‘문화’였다. 공연단·큐레이터 등 52명의 문화사절단도 동참한다. 이른바 소프트파워 공공외교다.

박 대통령 방문 맞춰‘컬처위크’
3시간 만에 상영회 신청 마감
대장금 시청률 86% 재현 기대
“한류콘텐트로 이란 시장 공략”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54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첫 순방에 맞춰 문화체육관광부는 테헤란의 랜드마크인 밀라드타워에서 한국 문화주간 ‘코리아 컬처 위크’를 연다. 첫 주자는 양국 협업 콘텐트다. 2일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 국립오케스트라가 ‘아리랑 연곡’을 협연한다. 이란 전통무예 ‘주르카네’와 태권도의 품새 시범도 진행된다. 콘서트홀 객석은 1200여 석. 지난주 홈페이지를 오픈하자마자 2500여 명의 신청이 쇄도해 하루 만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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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컬처 위크’ 프로그램 중 하나로 2일 이란에서 상영되는 한국 드라마 ① 육룡이 나르샤 ② 장영실 ③ 옥중화

문화 전파는 전방위적이다. 2∼4일 열리는 ‘K-컬처 전시’에선 김치 등 한식을 소개하면서 시식회도 한다. 한방· 한복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29일까지 아트갤러리에선 단색화와 달항아리 전시가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한국 드라마 상영회다. 이미 이란에선 2006~2007년 ‘대장금’ 등이 80%대의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2일 밀라드타워 시네마홀에선 ‘장영실’(KBS), ‘육룡이 나르샤’(SBS), ‘옥중화’(MBC) 등 3편의 사극이 상영된다. 사극은 이슬람 율법과 부합하는 보수적 특성, 전신을 가리는 여성 출연자의 의상, 건전한 스토리라인 등의 이유로 특히 인기를 끄는 장르다. 드라마 상영회 역시 신청자가 몰려 3시간 만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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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문화외교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중남미 4개국 순방 때도 박 대통령은 직접 K팝 동호회 대표와 만남(페루)을 가졌고, ‘K-패션쇼’를 참관(브라질)했다. 문화로 마음을 열고 경제로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에 따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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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중동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3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최대 야외 공연장 ‘두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6 아부다비’에는 UAE는 물론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에서 무려 8000여 명의 중동팬이 원정 관람을 했다.

한국과 이란의 문화 교류는 1500년 전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애틋한 러브스토리인 페르시아 대서사시 ‘쿠쉬나메’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웅엽 전 이란 주재 대사는 “이란은 한류라는 소프트파워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의 경제력이 시너지를 내는 대표적인 나라”라며 “문화 공공외교의 확대를 통해 국격을 높이며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봉·최민우·유지혜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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