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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탑재할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북, 하루 두 번 발사실험 모두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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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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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청소년 방위 성금으로 만든 방사포 122㎜ 방사포를 장착한 북한의 장갑차가 전방으로 떠나기 전 도열해 있다. 방사포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소속원들이 마련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최근 신형으로 교체한 122㎜ 방사포(다연장로켓)를 청소년들로부터 거둔 방위성금으로 제작했다고 군 고위관계자가 2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 지난해 말부터 전방 지역에 배치됐던 122㎜ 방사포의 사거리를 20㎞ 이상 날아가도록 늘린 신형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 청소년들로부터 방위성금 형식으로 거둬 만든 ‘청년전위포’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형 122㎜ 방사포는 사거리가 15~20㎞다.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역별로 학교와 청년단체(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에 파철(고철) 수집과 방위성금의 목표량을 할당하고 이를 거둬 무기를 제작하고 있다”며 “기존에 107㎜ 방사포를 달았던 장갑차에 122㎜ 방사포를 장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첫 발은 추락, 두 번째는 공중폭발
당대회 축포용으로 쏜 3발 다 불발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월 13일 “청년동맹 창립 70주년을 맞아 청년들이 ‘좋은 일하기 운동’을 힘있게 벌여 마련한 청년전위포를 인민군대에 전달했다” 고 보도했다. 청년동맹은 전국 청년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을 말한다. 북한은 모든 주민을 당의 외곽 단체에 소속시켜 당 생활을 하도록 한다. 청년동맹은 소년단 이후 청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단체다.

북한이 고철을 모으고, 이를 녹여 무기를 만드는 과정에 청년들을 동원하고 성금까지 거두는 것은 다음달 6일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통일연구원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청년들에게 실사격 연습을 시키면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야전에서는 ‘청년들이 보내준 물품’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한은 오전 6시40분쯤과 오후 7시 26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실패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 원산 지역 일대에서 발사된 첫 발은 수초 안에 추락했고 두 번째는 공중폭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5일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쐈지만 공중에서 폭발했다. 7차 당대회를 앞두고 쏜 축포가 모두 불발탄이 된 셈이다

사정거리 3500㎞ 안팎의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이 핵을 탑재해 괌 등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했고, 시험발사 없이 2007년 실전에 배치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실패를 만회하려고 단시간 안에 무리하게 재발사를 시도하다 다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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