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업 이런것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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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실내꾸미기와 육아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부닥치는 문제. 또 이것을 부업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생각해보는 주부들도 많다. 최근 단조롭고 삭막한 아파트 공간을 원예로써 보완해주는 실내원예 장식과 가정 탁아모가 드디어 새로운 여성직종으로 등장했다. 새 일터에서 이 분야의 개척자로 일하고 있는 주부들을 각각 만나봤다.

<실내원예장식-미니정원 유행…새일감 늘어|월수 20∼30만원 수준>
실내원예장식 일을 하고 있는 가정주부 송순이씨(39)의 하루는 보통 아침 8시쯤 집을 나서 꽃향기가 아름다운 서초동 꽃마을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가 실내원예 디자이너로 일반의 의뢰를 받아 일을 시작하게된 것은 불과 2년 남짓. 68년 고려대 원예과를 졸업했지만 80년 원예과 동창4명이 신세계백화점에서 테라리움 전시회를 갖기 전까지는 가정주부의 단순한 취미정도였다.
『매일 2천∼3천명의 관객들이 몰려왔고 그 반응 또한 대단했읍니다. 어쩔수 없이 떠밀리듯 몇 차례 무료강습을 가졌고, 가르치기 위해 우리도 공부를 시작했읍니다.』
80년 윤여순씨를 회장으로 본격적인 실내원예협회가 구성되었고, 81, 83년 두차례의 전시회를 가졌는데 송씨는 총무직을 맡아 이 일에 전념했다.
차차 이웃·친지들로부터 분재식물과 꽃으로 그들의 베란다 등을 꾸며달라는 부탁이 들어왔고, 최근 1년 사이에는 식당 등 접객업소에 미니정원이 유행하면서 이를 가꾸고 돌봐줄 새 일감이 생기고 있다.
『국민 1인당 연간소득 2천 달러면 원예가 생활화한다니까 우리가 그 지점에 온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일을 하는 사람은 불과 10명도 안되지만 가능성은 무한합니다』일감만 있으면 살림을 하면서 한달 20만∼30만원 수입은 가능하다고.

<박금옥기자>

<가정탁아소-하루에 10시간정도 돌봐줘|탁아비 월6만원 받아>
『장난감 기차가 칙칙폭폭 떠나간다. 과자와 사탕을 싣고서….』2평 남짓한 거실 한 모퉁이에선 동요가 흘러나오고 서너살 쯤 돼보이는 어린이 3명이 그림 그리기에 한창이다.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자리한 신반포주공아파트 207동102호. 이곳이 바로 지난 3월 문을 연「민오의 집」이다.
홍기현씨(25)가 자기 집 거실을 개방하여 가정 탁아소를 운영해 보고자 나선 것은 외아들 민오(2)가 어울려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가계에도 보탬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여기에 아이를 좋아하는 자신의 성품, 대학(이화여대·의류직물학)에서 아동학을 부전공했던 것도 큰 힘이 됐다.
어린이를 돌보아주는 시간은 상오 8시부터 하오6시30분까지. 토요일은 하오 2시에 끝내고 일요일은 쉰다.
매달 초에는 한달간 이끌어갈 요일별 프로그램과 식단(점심·간식용)을 작성하여 아파트 단지 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돌린다.
너무 어린 아이는 돌보는데 어려움이 있어 30개월 이상된 아이만을 받는다. 월 탁아비는 6만원, 시간당 탁아비는 5백원으로 책정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적어서 월 이익금은 10만원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집안일 하면서 부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좋아요』홍씨의 말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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