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내부자 거래’ 활용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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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기업 분석은 주식 투자의 기본이다. 회사 사정은 경영권을 가진 최대 주주나 기업 임원 등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이 가장 잘 안다. 이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고 파는 걸 ‘내부자 거래’라고 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부자는 기업 정보를 직접 다루기 때문에 기업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다”며 “‘인사이더(내부자) 투자’ 비율이 높은 종목의 성과가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인사이더 투자비율 높은 50곳
주가 5년 수익률 263% 달해
경영권 방어 등 특수상황 따져야

상장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는 ‘시장질서 교란 행위’로 금지된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 주식 거래 사항을 성실히 보고하고, 주식을 사들인 지 6개월 이후에 처분하는 경우엔 허용된다. NH투자증권이 최근 3개월간 회사 내부자 순매수 비율(NPR)이 높은 상위 50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 동안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순매수한 비율이 높은 종목의 주가는 263%의 수익률을 올렸다. 임원의 순매수 비율이 높은 종목의 주가도 134.6%의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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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내부자 거래를 활용한 지수와 상품도 있다. 공시된 내부자 거래 기록을 활용한 ‘사브리언트 인사이더 인덱스’ 지수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사이더 상장지수펀드(ETF)’다. 김 연구원은 “인사이더 ETF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전략형 ETF 중 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더 투자에선 ‘허수’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권 방어 등 특수한 상황 때문에 내부자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선 장내·시간외매매에서만 내부자 거래 여부를 살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성과가 적은 임원 매수보다 최대 주주의 내부자 거래를 주목해야 한다”며 “다만 내부자도 오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할 의지가 있는지 등을 보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에 인사이더 ETF가 생긴다면 자산으로 편입할 만한 종목으로 SK케미칼과 효성, 휴메딕스, NHN엔터테인먼트, 대교, 동서, 현대로템, 한화 등을 꼽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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