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민한 통합방법 곧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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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한당이 12대 국회 개원전 신민당과의 통합을 기정사실로 추진하고있고 원내교섭단체구성이 어려운 국민당을 탈당, 신민당에 입당하는 국회의원 당선자가 속출함에 따라 12대 국회는 민정·신민당간의 양당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한당의 조윤형 총재는 1일 신민당이 민한당과 당대당의 통합형식만 취해준다면 12대 국회개원 전인 4월15일까지 무조건 통합에 응하겠다는 방침을 김대중·김영삼씨에게 통보하고 그때까지 민한당 당선자의 개별이탈방지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총재는 이날 정대철씨를 두 김씨에게 보내 이 같은 결심을 전하고 전당대회에서 통합수권위구성만을 주장했던 이중재씨를 두 차례 만나 3일쫌 탈당을 선언하겠다는 수권위파 당선자 10명의 집단행동을 만류해줄 것을 부탁하는 한편 이씨에게 수권위원장을 맡아 당대당의 통합에 전권을 행사해달라고 제의했다.
조총재는 『신민당과의 통합은 당대당으로, 예우를 받아가며, 질서 있게 추진하겠다고 한 기본방침을 바꾸게 된 것은 김대중·김영삼씨가 각기 이탈세력을 규합하고 있고 민한당의 기둥인 범주류까지 탈당에 동조키로 결정한데 쇼크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더 이상 민한당을 존속시켜가며 신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무의미하며, 또 그럴 힘도 없다』고 말했다.
조총재로부터 민한당 당선자들의 탈당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김대중씨는 15일 시한은 너무 늦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이중재씨에게 탈당 예정 의원들과 의견을 조정하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김영삼씨는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무조건 통합하겠다면 4월15일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자신의 영향이 미치는 민한당 당선자들에게는 각자가 판단해 결정토록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조총재의 부탁을 거절했다.
이민우 신민당총재도 『조총재와 이 시점에 만나 새삼 당대당의 통합을 논의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총재회담거부의 뜻을 밝히고 『야당통합은 자발적인 합류노력과 당간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김대중계의 이중재씨 등 수권위추진파들은 2일 회합을 갖고 15일까지 통합을 기다리는 건 너무 늦으므로 시한을 8일까지로 못박는 조건이면 조총재가 제의한 수권위위원장을 이중재씨가 맡기로 한다는데 의견을 모아 이 뜻을 조총재에게 전달했는데 조총재도 원칙적인 찬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가 위원장을 맡는데는 이날 하오로 예정된 이씨와 김영삼씨간의 회동에서 김씨의 동의를 받아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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