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리날도 '울게 하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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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날도’는 1711년 헨델이 런던에서 선보인 3막 오페라입니다.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가 이 작품의 2막에 나옵니다.

리날도는 십자군의 영웅입니다. 그에겐 사랑하는 여인 알미레나가 있습니다.
둘의 사랑을 질투하는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를 마법의 정원에 가둡니다.

이때 자신의 마음을 끌려고 ‘작업을 거는’ 사라센의 왕 아르간테를 외면하며 알미레나가 부르는 노래가 ‘울게 하소서’입니다.

헨델이 사라방드풍으로 쓴 이 슬프고 애절한 노래는, 카스트라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파리넬리’에 쓰이면서 알려졌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슬퍼하게 내버려 두세요. 나의 잔인한 운명, 난 자유를 열망해요. 괴로움으로 이 속박을 끊게 해 주세요. 내가 받는 고통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가끔은 아무 말 없이 내버려둬야 할 슬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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