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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이어 임진강 하류도 실뱀장어철에 끈벌레 비상

중앙일보

입력

유해생물인 ‘끈벌레’가 한강 하류에 이어 인근 임진강 하류에도 대량으로 나타나 어민들의 봄철 실뱀장어 잡이에 비상이 걸렸다. 2013년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발견된 끈벌레는 몸 길이 20~30cm의 끈 모양으로 생긴 주로 바다에 서식하는 유해생물이다.

10일 경기도 파주시 파주어촌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문산읍 내포리~임진리 12㎞ 구간 임진강 하류에서 끈벌레가 다량으로 그물에 잡히고 있디. 3년전부터 한강 하류에서 출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로 추정되는 끈벌레다.

임진강 하류의 실뱀장어 잡이용 그물에는 요즘 4∼5㎏(500여 마리) 정도의 끈벌레와 실뱀장어 10여 마리가 함께 잡혀 올라오고 있다. 끈벌레와 섞여 나온 실뱀장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죽은 상태로 올라 오고 나머지 절반은 하루 정도 지나 폐사하고 있다.

파주어촌계 어민 100 명은 1인당 6개 정도의 그물을 설치해 두고 있다. 하지만 끈벌레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일부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하거나 부분 조업에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민들의 최대 수입원인 실뱀장어 잡이는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2개월간이다.

장석진(53) 파주어촌계장은 “예년의 경우 마리 당 3000원 정도 하는 실뱀장어를 어민 1인당 하루에 100만원 어치 정도씩 잡았는데 올해는 거의 소득 없는 상황이어서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봄 처음 끈벌레가 발견됐을 때 정부가 대책을 세웠다면 지금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주어촌계는 이에 따라 임진강 하류 지역의 끈벌레 퇴치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또 장기 저리 융자 같은 어민 지원대책 마련도 서둘러 시행할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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