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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cm 거리서 6퍼트…엘스의 악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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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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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에 홀린 듯했다. 마스터스 1라운드 첫 홀에서 어니 엘스는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6퍼트를 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그린을 벗어나는 엘스. [오거스타 AP=뉴시스]

메이저 4승을 거둔 어니 엘스(47·남아공)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한 마스터스 첫날 큰 사고를 쳤다. 엘스는 1라운드 1번 홀(파4)에서 무려 6퍼트를 한 끝에 기준 타수보다 5타 많은 9타를 기록했다. 3온 6퍼트로 퀸튜플(quintuple) 보기를 한 것이다. 6퍼트가 모두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나왔다.

25cm도 놓쳐…1번 홀서 5타 오버
엘스 "퍼터 뒤로 뺄 수가 없었다"
조던 스피스, 6언더로 1R 선두

엘스는 60cm 정도의 파 퍼트를 앞두고 자신이 없는 듯 세 번이나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다가 발을 뺐다. 캐디의 응원을 받은 후 엘스는 용기를 내 퍼트를 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이때부터 엘스는 서둘러 스트로크를 했으나 네 차례나 더 실패했다. 실패한 퍼트 거리는 60cm·90cm·90cm·25cm·28cm였다. 첫 네 번의 퍼트는 홀을 스치지도 못했다. 다섯 번째 퍼트는 돌아 나왔다. 여섯 번째 퍼트를 두고 엘스는 포기한 듯 홀 반대쪽에서 퍼터로 공을 잡아 끌었고 결국 홀아웃했다. 하도 퍼트를 많이 해서 본인도 몇 타를 쳤는지 몰랐다. 7퍼트를 했다고 방송에 나오면서 첫 홀에서 10타를 뜻하는 ‘섹스튜플(sextuple) 보기’를 한 것으로 기록됐다가 나중에 퀸튜플 보기로 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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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스는 1라운드를 8오버파 80타로 마쳤다. 그가 마스터스에서 경험한 75차례의 라운드 중 최악의 스코어였다. 9타는 마스터스 80회 사상 1번 홀에서 나온 최악의 스코어다. 엘스는 이날 39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그린이 빠른 것으로 유명하다. 3퍼트는 물론 4퍼트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1m 이내에서 6퍼트는 황당한 스코어다. 2009년 뉴질랜드 동포인 대니 리(26)가 10번 홀에서 3온 6퍼트를 한 적은 있다. 그러나 당시 대니 리는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한 선수였고 첫 번째 퍼트가 1m 이내는 아니었다.

엘스는 “퍼터를 뒤로 뺄 수가 없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조던 스피스(23·미국)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1라운드 선두에 올랐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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